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 창비시선 419
박라연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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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2021.9.13.

노래책시렁 201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

 박라연

 창비

 2018.4.13.



  누구나 배운 대로 살아갑니다. 무엇을 배우느냐는 언제나 대수롭습니다. 아기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말을, 덴마크에서 태어나 덴마크말을, 이 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말을 배워서 제 살림으로 녹인 다음에 신나게 씁니다. 배울 적에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아요. 스스로 받아들여서 쓰는 길을 생각합니다. 셈겨룸(시험·입시)을 따지는 길을 배움터에서 오래 배운다면 이 셈겨룸하고 얽힌 틀대로 몸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으로 움직입니다. 살림을 사랑하는 길을 스스로 즐겁게 배운다면 이 살림하고 사랑을 바탕으로 온누리를 바라보고요.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를 읽으며 오늘날 터전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글을 쓰거나 노래(시)를 짓는 사람은 어떤 삶길을 걸어왔을까요? ‘연애’하고 ‘사랑’은 한참 먼데, ‘짝맺기’를 ‘사랑’으로 엉뚱하게 바라보고 배운 나날이지는 않을까요. 삶은 삶으로 배울 뿐, 책으로는 못 배웁니다. 글은 삶을 마음으로 느껴서 옮길 뿐, 억지로 꾸미거나 짜내지 못합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하루를 살아낸다면 이렇게 살아낸 나날이 고스란히 글이 되고 노래가 됩니다. ‘시 문학’ 말고 ‘삶을 노래’하기를 바랍니다. ‘현대 문학’도 아닌 ‘오늘 나’를 바라보고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풀벌레와 새소리가 진 그 옆자리엔 / 이웃집의 아들딸이 피어나고 꽃다운 세상의 / 남매들이 꿈꾸는 / 세상의 밥상엔 공평 의리 사랑이란 / 의미들이 (옆구리/16쪽)


진실한 사람에게 기대어 / 그를 베개 삼아 처음을 보냈다 / 진실한 사람? 사람이 어떻게 진실할 수 있나요? / 그러해도 살아남을 수 있나요? (나는 내가 아닐 때가 더 좋다/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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