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9.3.
오늘말. 부라퀴
어쩌다 ‘각다귀’라는 이름이 사람을 얄궂게 빗대는 자리로 퍼졌을까 하고 돌아보다가 ‘부라퀴’라든지 ‘망나니’라든지 ‘얄개’ 같은 이름을 가만히 떠올립니다. 서로 동무나 이웃이 되기보다는 위아래로 틀을 세우고 금을 긋는 바람에 더럼치나 고얀놈이라 이를 만한 모습을 보았겠지요. 곰곰이 뿌리를 캐면 하나같이 임금자리하고 맞닿습니다. 벼슬집을 세워 나라가 선 뒤로 위아래가 생기니, 마구뭉치가 판을 치고 호로놈이 뜁니다. 임금부터 말썽쟁이일 때가 잦았고, 벼슬을 차지하려고 막순이에 막돌이가 된 사람이 많아요. 벼슬을 거머쥔 뒤로는 막짓놈이나 몹쓸놈이 된 치도 수두룩합니다. 이리하여 숱한 사람들은 터를 살피면서 임금 둘레를 떠납니다. 서울은 벼슬터가 높으니, 벼슬도 임금도 없는 숲을 헤아리면서 새마을을 지으려고 조용히 떠나지요. 저놈을 나무랄 때도 있겠으나, 주먹꾼을 꾸짖을 틈에 둘레를 헤아려 풀노래를 듣고 숲노래를 부르면 아름답습니다. 나쁜놈 말고 숲을 봐요. 임금놈 말고 숲빛을 마주해요. 우리 눈에, 손에, 입에, 귀에, 몸에, 마음에, 한결같이 푸른들과 파란하늘을 담은 바람이 흐르도록 마을을 살펴요.
ㅅㄴㄹ
터를 살피다·터를 헤아리다·숲을 살피다·숲을 헤아리다·마을을 살피다·마을을 헤아리다·둘레를 살피다·둘레를 헤아리다·터살피기·숲살피기·마을살피기·둘레살피기·터보기·숲보기·마을보기·둘레보기 ← 환경영향평가
나라·임금자리·임금켠·임금판·임금터·벼슬집·벼슬터 ← 조정(朝廷)
고얀놈·고얀것·나쁜것·나쁜놈·나쁜녀석·나쁜이·나쁜사람·더럼이·더럼치·더럼것·마구잡이·마구쟁이·마구뭉치·마구꾸러기·막것·막놈·막순이·막돌이·막짓놈·말썽이·말썽쟁이·말썽꾸러기·말썽뭉치·망나니·개망나니·망나니짓·망나니질·몹쓸것·몹쓸놈·몹쓸녀석·못된것·못된이·못된놈·못된녀석·못된치·사납것·사납치·각다귀·부라퀴·썩은놈·허튼놈·호로놈·야살이·야살떼·얄개·얄개떼·저놈·저 녀석·주먹떼·주먹꾼 ← 불량배(不良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