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46 사랑글



  누가 쓴 글에서 어느 대목이 어긋나거나 그릇되었다고 따지기는 쉽습니다. 누가 한 말에서 어느 말씨가 틀리거나 엉성하다고 짚기도 쉽습니다. 어긋나거나 그릇된 글을 달랜다든지, 틀리거나 엉성한 말을 다독이기는 어떨까요? 남이 쓴 어긋나거나 그릇된 글을 안 쳐다보고서 스스로 삶을 사랑하는 숨결로 글을 새로 쓰기는 어떤지요? 남이 편 틀리거나 엉성한 말은 그만 듣고서 스스로 살림을 짓는 손빛으로 말을 새로 들려주기는 어떤가요? 얼핏 보면 “따지지 않고 사랑하기”나 “짚지 않고 살림하기”가 어려울는지 모릅니다만, 막상 이렇게 사랑글이며 살림말을 펴고 보면 “가장 쉬운 길이 사랑글이자 살림말”인 줄 알아채리라 생각합니다. 온나라가 “쉬운 길이 마치 어려운 듯 뒤집어씌우”고 “따분하며 사랑이 없는 길이 마치 좋은 듯 꾸미”는 판이라고 느낍니다. 꾸밈글이 아닌 사랑글을 손수 쓴다면, 꾸밈책이 아닌 사랑책을 스스로 찾아낼 만합니다. 거짓말이 아닌 살림말을 스스로 편다면, 거짓책이 아닌 살림책을 스스로 알아볼 만합니다. 아주 쉬워요. 사랑이란 어린이부터 어른 누구나 하면서 나누는 길이요, 살림이란 아이랑 어른이 어깨동무하면서 즐기는 길입니다. 사랑글을 쓰고 사랑책을 읽어요. 살림말을 펴고 살림책을 써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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