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엑스 - 2015 화이트 레이븐즈 선정도서, 개정판
노인경 글.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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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8.23.

그림책시렁 739


《고슴도치 X》

 노인경

 문학동네

 2014.9.25.



  숲으로 안 가 본 분들은 ‘숲길’이 마치 큰고장 찻길처럼 넓거나 반듯하게 있는 듯 여기곤 하지만, ‘숲길’은 풀꽃나무가 흐드러질 뿐입니다. 풀도 자라고 꽃도 피고 나무도 우거지기에 온갖 숲짐승하고 숲벌레하고 숲새가 어우러집니다. 《고슴도치 X》는 줄거리나 뜻이 안 나쁘다고 여깁니다만, 어쩐지 너무 머리로만 엮었구나 싶어요. 우리는 머리만 써서도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낼 수 있습니다만, “다 다른 숨빛을 헤아리지 않는 서울틀과 나라틀을 낱낱이 짚고서 다 다른 아이들을 사랑하려는 길”을 담아내고 싶다면,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보면서 글·그림을 여미는 책을 펴야지 싶습니다. 《고슴도치 X》에 나온 길은 ‘숲길’이 아닌 “틀에 박힌 서울에서 부릉부릉 빨리 치달리려고 숲을 밀어낸 길”입니다. 이 그림책은 ‘뾰족이’ 고슴도치가 제 가시를 날카롭게 세우면서 씩씩하게 숲으로 간다는 줄거리를 다룹니다만, 고슴도치는 아무 때나 가시를 세우지 않아요. 더구나 고슴도치 겉살은 모두 꿰뚫을 만큼 뾰족하지도 않습니다. “틀에 박힌 눈빛”일 적에는 사람도 고슴도치도 사랑도 참다이 바라보지 못합니다. 섣불리 ‘숲·고슴도치’를 엉성히 그리기보다는, 대놓고 ‘서울·배움터’를 바로 따지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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