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6. 지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늘 쓰는 말이란 늘 맞이하는 하루입니다. 어느 낱말을 골라서 쓴다면, 스스로 어떠한 삶을 생각해서 그 길을 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좋은 말이나 나쁜 말은 없이, 스스로 고른 삶에 걸맞게 흐르는 말이 있을 뿐입니다. 둘레에서 쓰는 말을 듣다 보면 굳이 저런 말을 골라서 쓰네 하고 늘 생각합니다만, 둘레에서는 바로 그 삶을 골라서 나아가니 그 낱말을 받아들일 테지요.


  우리말이라 하기 어려운 ‘정동적’을 처음 듣고서 뭔 소리인가 하고 찾아보니, ‘statnamic’이나 ‘emotional’을 일본사람이 옮긴 ‘じょうどうてき(情動的)’를 그대로 쓴 셈이더군요. ‘statnamic’이나 ‘emotional’을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는지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일본사람이 일본스런 한자말로 옮긴 낱말을 받아들였다면, 그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삶보다는 남한테 선보이는 삶을 고른 셈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곳을 한자말로 ‘지구’라 합니다만, 예부터 우리는 수수하게 ‘땅’이나 ‘별’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땅·우리 별”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땅·별·우리 땅·우리 별’만으로는 모자라다 할 만하니 새말을 지으면 어울리겠지요. 이를테면 ‘푸른별’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한글로 적는 ‘지구’를 둘레에서 으레 세 가지로 쓰더군요. ‘地球·持久·地區’입니다. 곰곰이 보면 셋 모두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고 해도 될 만큼 일본책에 흔히 나오는 한자말입니다.


  우리는 ‘별’도 ‘오래’도 ‘칸’도 아닌 ‘地球·持久·地區’를 써야 할까요? 우리는 ‘푸른별’도 ‘버티기·견디기’도 ‘터·자리·곳·데’도 아닌 ‘地球·持久·地區’를 써야만 생각을 나눌 만할까요? 저는 어린이한테 ‘地球·持久·地區’를 쓸 마음이 없습니다. 어른한테도 이 세 가지 ‘지구’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별과 이 땅에서 스스로 슬기롭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날갯짓하도록 북돋울 말을 새롭게 짓고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할 적에 비로소 삶다운 삶이 되리라 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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