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8.13.

오늘말. 멋님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골목마을을 떠올리면 모든 집은 땅을 헤아려 지었습니다. 땅을 억지로 밀어서 판판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비탈이 진 곳은 비탈을 살려 섬돌을 놓기 마련입니다. 어디나 오르막하고 내리막이 있어요. 오늘날에는 비탈이며 멧자락을 몽땅 밀어내고서 억지로 판판하게 다집니다. 길도 그래요. 옛길은 물살이며 들녘을 헤아려 구부정하거나 빙그르르 돌기 마련입니다. 새길은 들을 가로지르고 멧자락에 구멍을 내고 똑바로 꿰뚫으려고 해요. 부릉부릉 더 빨리 달리자면 길이 곧아야 한다지요. 그러나 부릉부릉 다니는 길은 곧지만, 곧바르게 바라보고 생각하며 말하는 멋님은 뜻밖에 줄어들지 싶어요. 바르게 읽고 올곧게 말하는 사람도 자꾸 주는구나 싶어요. 아름님은 어디로 사라지나요. 우리 스스로 멋을 잃는 나머지, 누구나 꽃사람이었지만 꽃다움을 잃는 셈인가요. 고운님은 어쩐지 작은길로 밀립니다. 아니, 꽃아이는 큰길도 새길도 아닌 숲길이며 꽃길을 찾아 조그맣게 깃들어요. 큰고장이 아닌 나무밭·풀밭·꽃밭으로 나아가니 얼핏 뒤켠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서울이야말로 뒷그늘이요 뒷자리인 어둡고 초라하며 매캐한 수렁일는지 모릅니다.


ㅅㄴㄹ


곧다·곧바르다·곧이곧다·똑바르다·바르다·올곧다·올바르다·아름길·아름꽃·아름답다·온길·온틀·치우침없다 ← 도의(道義), 도의적


고운이·고운님·아름이·아름님·꽃·꽃님·꽃아이·꽃사람·멋있다·멋지다·멋님·멋꾼·멋쟁이 ← 미남미녀


작다·조그맣다·작은이·작은님·작은길·초라하다·몇몇·몇 군데·뒤·뒤쪽·뒤켠·뒷자락·뒷자리·뒷그늘 ← 마이너(minor), 마이너리티(minority), 소수자, 소수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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