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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밥 2 - S코믹스 ㅣ S코믹스
구이 료코 지음, 김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2월
평점 :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12.
부딪히면서 먹고살다
《던전밥 2》
쿠이 료코
김완 옮김
소미미디어
2016.3.1.
《던전밥 2》(쿠이 료코/김완 옮김, 소미미디어, 2016)을 읽으면 온갖 숨결이 춤추듯 어우러진 곳으로 뛰어든 이들이 조금씩 가닥을 잡는구나 싶은 마음을 엿볼 만합니다. 으레 툭탁거리지만 툭탁거리고 나서 무엇 때문에 어떻게 툭탁거렸는가를 생각합니다. 물러나거나 헤아릴 대목은 물러나거나 헤아리고, 스스로 지키고 싶은 대목은 끝까지 지키려 합니다.
거침없다는 듯이 달려가고, 느긋하게 머뭅니다. 걸어온 자취를 되새기고, 나아갈 곳을 어림합니다. 저마다 재주를 하나씩 펴고 나누면서 차근차근 힘을 모으고 시나브로 슬기롭게 피어나려 하지요.
다만 《던전밥》에서 줄거리를 이끄는 이들은 ‘마주치는 마물’을 무찌르면서 밥으로 삼아요. 바깥자리에서 먹을거리를 짊어지고서 움직이자면 너무 버거울 뿐더러 얼마 못 버티거든요. 여태 먹을 일이 없던 밥을 먹습니다. 이제껏 먹을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던 밥으로 끼니를 잇습니다.
그동안 밥으로 안 삼았다면, 그동안 겉모습으로 손사래쳤다는 뜻입니다. 어쩔 길이 없으로 밥으로 삼는 사이에 맛하고 숨결은 겉모습하고 사뭇 다른 줄 차근차근 깨닫습니다.
밥만 이와 같지 않습니다. 옷이나 몸매도 겉으로만 따지면 속을 알 길이 없습니다. 우리가 저마다 하는 일도 매한가지요, 글 한 줄이며 책 한 자락도 똑같습니다. 겉모습이나 이름값이나 돈셈으로만 보려 한다면 속내를 못 읽거나 엉뚱하게 알기 쉽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하면 됩니다.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그리면 됩니다. 하루를 어떻게 누리려는가를 헤아리면 됩니다. 다른 사람 눈치는 내려놓고서 오직 스스로 마음을 사랑하는 길을 바라보면 됩니다.
“저건 스켈레톤. 이건 인간. 저건 구울.” “어떻게 알아?” “생물과 뼈와 썩은 살점의 발소리는 전혀 다르잖아.” (6쪽)
“골렘의 등에서 야채를 수확해 주게.” “뭔가 무성하게 우거졌다 싶었더니, 이거 전부 야채야? 진짜네. 골렘 입장에서는 기생당하는 셈 아냐?” “오히려 식물이 뿌리를 내리면 흙이 단단해지지, 공생관계라 할 수 있지. 하지만 잡초는 뽑아 주게.” (13쪽)
“너 같은 놈들이 이 성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그래서 우리는 지상 놈들을 발견하는 대로 죽이지.” “억지야! 그럼 당신들도 왕좌에 도전하면 될 거 아냐! 아니면 오크는 빼앗는 것밖에 못해?” “기세 하나는 등등하구나. 마음에 들었다. 넌 산 채로 불에 던져 주마!” “거 봐! 그렇게 금방 폭력에 호소하지!” (48쪽)
“등에 타기를 기다렸던 말인가? 공격하려면 언제든 공격할 수 있었는데. 왜?” “글쎄, 성공률 때문에? 마물의 생각은 이해를 못하겠어.” (174쪽)
“이렇게 하고 보니 이해하게 된 것이 또 하나. 물 위를 걷는 건 제법 기분이 좋군.” (182쪽)
#ダンジョン飯 #九井諒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