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8.8.
오늘말. 쉼칸
예부터 뒷간을 바깥에 두었습니다. 볼일칸에 차곡차곡 들어차는 똥오줌을 삭혀서 거름으로 삼거든요. 오늘날은 쉼칸을 집안에 두고 물을 내려서 쓸어냅니다. 우리 몸을 드나드는 숨결이 땅으로 고스란히 돌아가는 길이 사라집니다. 더 많이 모이고 더 많이 사다 써서 더 많이 버리는 얼거리인 서울에서는 “뒤를 보며 쉬는” 곳이라기보다 “꾸미는(화장化粧)” 곳이 됩니다. 사람도 다치지만 땅도 아픕니다. 사람도 괴롭지만 푸른별도 고단합니다. 사람도 슬플 테고 온누리도 눈물바람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삶길을 지어야 멍울이며 고름이며 가슴앓이를 씻어낼까요. 우리는 어떤 터전을 가꾸어야 힘겹거나 응어리가 진 자리를 달랠까요. 크게 모여야 실마리를 풀지는 않아요. 깊이 생각하는 한 사람이 씨앗입니다. 자그마한 자리에서 슬기롭게 사랑으로 짓는 생각 한 자락이 차근차근 이 별을 돌보는 밑거름이에요. 곧게 등을 펴듯 곧게 바라보고 곧게 헤아리면서 곧게 나아갑니다. 다투거나 겨루지 않습니다. 즐거이 한마당을 이루고 넉넉히 큰판을 펴면서 사이좋게 어우러지면 돼요. 작은 손길이 생채기를 어루만져요. 작은 눈빛이 흉을 보듬습니다. 느긋이 쉽니다.
ㅅㄴㄹ
뒷간·볼일칸·쉼칸 ← 화장실(化粧室), 변소, 측간, 측실(厠室), 칙간
생채기·다치다·아픔·고름·눈물·슬픔·멍·멍울·뒤앓이·가슴앓이·피멍·앙금·응어리·흉·갉다·괴롭히다·괴롭다·할퀴다·아프다·슬프다·고단하다·고달프다·힘들다·힘겹다·버겁다·벅차다·찌르다·쑤시다·쑤석거리다·쪼다·자국·곬·눈물꽃·눈물바람 ← 상처(傷處)
큰모임·모임·마당·한마당·판·큰판·자리·큰자리·겨루기·겨룸·다투다·다툼 ← 대회(大會)
깊다·길다·곧다 ← 도저하다(到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