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 생각하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말과 삶이 다른 사람은 없다고 느낍니다. 모든 사람은 말하고 삶이 같습니다. 겉치레로 말하는 사람은 겉치레로 나아가는 삶입니다. 속사랑으로 말하는 사람은 오직 스스로 빛나는 사랑으로 가는 삶입니다.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여기면서 정작 어른이란 몸인 스스로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의·강좌·수업’을 많이 듣기에 배우지 않습니다. 스스로 모든 살림살이를 새롭게 가꾸려고 눈을 밝힐 적에 배웁니다.


  보기 하나를 든다면, 아무리 살림살이가 바뀌더라도 부엌은 ‘부엌’입니다. 그런데 부엌을 부엌이라 안 하고 ‘주방’이나 ‘키친’이라 말하는 사람이 꽤 됩니다. 이분들은 왜 부엌을 부엌이라 안 하고 주방이나 키친이라 할까요? 아이들이 이런 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바꿀 적에 ‘바꾼다’고 안 하고 ‘개혁’이라 하거나, 고칠 적에 ‘고친다’고 안 하고 ‘혁명’이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왜 일본스런 한자말 ‘개혁·혁명’을 붙들어야 할까요? 요새는 ‘혁신’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도 꽤 퍼집니다. ‘혁신학교’도 있다지요. 우리말 ‘새·새롭다’는 언제 쓸 생각일까요?


  그러나 ‘개혁·혁명·혁신’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에 붙들린 그들을 탓할 일은 없습니다. 그들은 ‘바꾸다·고치다’가 어떤 뜻이요 쓰임새인지 몰라요. 쉽고 수수한 두 낱말을 언제 어떻게 쓰는가를 제대로 모르기에 이 낱말을 못 쓰거나 안 씁니다. 이리하여 ‘뜯어고치다·갈다·갈아치우다·갈아엎다·뒤엎다·판갈이’ 같은 낱말은 더더구나 못 씁니다. 밑말부터 모르고 마음을 못 기울이니, 밑말에서 가지를 친 여러 우리말은 더더구나 몰라서 못 써요.


  우리말 ‘틈’하고 ‘새(사이)’가 있는데, 두 낱말이 어떻게 닮고 어떻게 다른가를 가려내는 어른을 아직 못 봅니다. 그리고 ‘틈·새’가 비슷하면서 다른 말이면서 ‘틈새’처럼 둘을 붙은 낱말도 있는데, ‘틈·새’에다가 ‘틈새’가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 또 ‘틈바구니’는 또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를 똑똑히 가려서 어린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줄 줄 아는 어른도 아직 못 봅니다.


  아니, 못 본다고 하는 말은 좀 지나치고요, 집에서 수수하게 살림하던 여느 할머니 아주머니는 이런 낱말을 잘 가누시더군요. 글을 쓰거나 길잡이(교사·교수) 노릇을 하거나 책 많이 읽은 분들만 이처럼 수수한 삶말을 영 몰라요.


  살아가는 길이란 생각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낱말은 우리 생각을 고스란히 담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글은 좋고 나쁨도 옳고 그름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 생각과 삶을 담아낼 뿐입니다. 자, 생각해 봐요. 어린이한테 어떤 말과 삶과 넋을 물려주고 싶은지요? 아이 앞에서 어떤 말과 삶과 넋을 보여주고 싶은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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