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28.


《나의 작은 헌책방》

 다나카 미호 글/김영배 옮김, 허클베리북스, 2021.5.19.



고흥에서는 어디로 가든 늘 새벽바람으로 움직인다. 버스·기차·전철을 타고서 움직이는 예닐곱 시간뿐 아니라, 길에서 기다리고 서고 헤매는 시간을 더하면, 어느 곳에 닿든 열 시간 즈음 든다고 여겨야 하니까. 수원에 가려고 지난밤부터 챙기고 새벽 일찍 등짐을 메고 나서는데 작은아이는 아직 꿈나라. 아버지 다음으로 일찍 일어나시는 분이 오늘은 늦잠(?)이네. 시골버스에서 노래꽃을 둘 새로 쓴다. 시외버스에서 노래꽃을 판에 옮겨적는다. 기차를 타고서 살짝 눈을 붙이고 일어나 노래꽃을 둘 새로 쓴다. 땡볕이 내리쬐는 길에 서서 수원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팔달문 곁에서 내려 〈오복서점〉을 들른다. 소나기가 온다. 빗줄기가 가늘 무렵 택시를 타고 〈책 먹는 돼지〉로 간다. 지동초등학교 곁 마지막 며칠을 기리려는 뜻으로 오늘 이 길을 나섰다. 〈마그앤그래〉까지 갈까 생각하다가 19시에 닫으시기에 짬이 안 된다. 길손집에 일찍 들어가서 빨래하고 씻은 다음 《나의 작은 헌책방》을 더 읽는다. 마을 한켠에 조그맣게 헌책집을 열던 스물 언저리부터 마흔을 넘긴 나날을 차분히 들려주는 줄거리가 사랑스럽다. 꾸미는 글이 없기에 한결 빛난다. 이웃 헌책집 아저씨하고 “누가 책을 더 못 팔았나” 겨루는(?) 하루가 사랑스럽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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