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7.7. 우리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국립국어원은 ‘국어’라는 일본 한자말을 쓰고, 글꾼은 ‘한국어’처럼 씁니다. 저는 어린이에서 푸름이로 살며 배움터를 다닐 적에는 둘레에서 가르치는 대로 ‘국어’라 하다가 열아홉 살 무렵에야 비로소 ‘우리말’이라 하면 된다고 느꼈고, 우리나라만 ‘우리말’이라 하면 안 어울리지 않나 싶어 ‘한국말’처럼 여러 해 쓴 적이 있는데, 다시 ‘우리말’을 씁니다.


  말을 놓고서 여러 갈래로 바라볼 만합니다. 나라에서 틀을 세운다면 ‘나라말’입니다. 먼 옛날부터 이 땅에서 한겨레로 살던 사람이 쓰던 말, 이른바 텃말(토박이말)을 가리킨다면 ‘겨레말’이라 하면 됩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쓰는 말이라 할 적에 비로소 ‘우리말’인데, 옛살림을 헤아려 ‘배달말(밝말·밝은누리를 이룬 곳에서 쓰는 말)’이라는 이름을 써도 됩니다.


  북녘과 일본과 중국에서는 ‘조선말’이라 하고, 남녘에서는 ‘한국말’인 셈인데, 굳이 나라이름을 넣은 ‘조선·한국’보다는 투박하게 ‘우리말’이라 하거나 ‘배달말’처럼 옛살림을 돌이키는 이름을 써도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우리끼리 묶는다”는 틀에 갇힐는지 모른다 싶어 ‘우리말’이 껄끄러울 수 있다고 여겼는데, 모든 나라하고 겨레는 삶과 살림이 달라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말’이란 이름으로 이 나라 말을 가리킨다고 해도 됩니다. 남북 두 나라가 사이좋게 어깨동무하는 길을 바라는 뜻에다가, 이 나라로 찾아오는 이웃일꾼(이주노동자)을 생각할 적에도 모두 아우른다는 뜻으로 ‘우리말’이라 해도 어울려요.


  그러니까 “우리끼리만 쓰는 우리말”이 아닌, “이곳에서는 누구나 ‘우리’라는 마음으로 쓰는 우리말”인 셈입니다. 너도 나도 고르게 ‘우리’라는 뜻을 담아서 ‘우리말’이라 하면 되거든요.


  더 낫거나 좋은 말이란 없습니다. 생각을 담아서 쓰기에 새롭게 빛나는 말입니다. 우리말 ‘생각’은 말밑이 한자가 아닙니다. ‘새롭다’하고 말밑이 맞물리는 ‘생각’이에요. 새롭게 마음에 담는 빛이 ‘생각’이기에, “낡은 생각”은 있더라도 “새로운 생각”은 없어요. ‘생각 = 새로운 기운’이니까요. 이렇게 우리말을 들려주고 익히고 나누면 이곳은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사이좋게 나아가는 길이 될 만하지 싶습니다. 우리말을 우리스럽게 쓰는 길은 나라사랑(애국)도 뭣도 아닙니다. 우리가 서로 수수하게 사랑하는 길이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쓰는 살림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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