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7.6.

오늘말. 폭삭


갈라치기를 하는 말글이 꽤 넘칩니다. 얼핏 보면 옳거나 바른 뜻을 펴는 척하지만, 정작 사랑이 씨가 마른 글이 수북합니다. 어깨동무가 아닌 끼리끼리 나누어 아작내려는 말이 수두룩하네요. 목소리로는 바꾸지 못하나 목소리에 얽매이는 이웃님이 꽤 많습니다. 우리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가야 하지 않습니다. 가운데에 서야 하지도 않습니다. 해가 뜨는 결에 맞추어 하루를 열고, 별이 돋는 길에 따라 하루를 매듭지으면 돼요. 해를 등지면 그만 해쓱한 몸이 되어 몸이 망가집니다. 별밤에 잠들지 않으면 몸이 폭삭 무너지거나 허물어집니다. 갈라치기란 외사랑 같아요. 사랑을 짓는 길이 아니라 사랑앓이에 가두기에, 마음을 잇는 따사로운 물결을 끊는구나 싶어요. 님바라기가 아닌 고요하며 차분한 사랑일 적에는 네 쪽도 내 쪽도 아닌 즐거이 어우러지면서 빛나는 길입니다. 뭘 따거나 거머쥐어야 하지 않아요. 빽빽하게 밀어붙이지 말아요. 넘실거리는 사랑에는 모두 흐뭇하지만, 물결치거나 북적이는 미움이나 시샘이나 다툼은 서로 와장창 깨지면서 망가질 뿐입니다. 그리려면 사랑이요, 바라려면 꽃빛입니다. 앓이는 내려놓고서 사랑바다로 가요.


ㅅㄴㄹ


씨말리기·아작·쪽박·끝장·끊기다·없어지다·사라지다·죽다·깨지다·넘어지다·망가지다·무너지다·와르르·우르르·와장창·주저앉다·폭삭·허물어지다 ← 멸망, 멸문지화(滅門之禍)


그리다·바라기·앓이·사랑바라기·사랑앓이·님바라기·님앓이·꽃앓이·짝사랑·외사랑 ← 상사(相思), 상사병


가득·그득·물결·바다·넘치다·넘실거리다·물결치다·빽빽하다·촘촘하다·차다·빼곡하다·붐비다·북적이다·북새통·미어지다 ← 만석(滿席), 만원(滿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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