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6.14.

오늘말. 담벼락


저더러 안 굽힌다고 말하는 분이 있습니다만, 바보스럽게 구는 사람을 보면 이 바보짓에 꺾여야 할 까닭을 못 느껴요. 주먹힘·이름힘·돈힘으로 밀어붙이는 무리한테도 옴짝않지요. 이와 달리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 곁에서는 꼼짝없이 녹습니다. 제가 기운세다면 아이들을 두 팔에 안고서 숲을 내달릴 만큼 힘이 좋은 어른이고 싶습니다. 제가 단단하다면 아이들이 가시밭길을 헤칠 적에 든든히 울타리가 되는 어진 어버이로 살고 싶습니다. 그저 마을이 모인 고을이 아닌, 마냥 고을이 모여 이루는 고장이 아닌, 푸르게 우거지는 숲을 나누는 마을길이면서 고을길에다가 고장길로 가면 좋겠어요. 옛날부터 이은 오랜길은 숲길이겠지요? 슬기롭고 아름다운 옛살림이란 언제나 숲살림이었지 싶어요. 갈라진 나라는 억지로 하나가 될 수 없어요. 서로 푸르게 바라보는 눈빛이 바탕이요, 함께 사랑스레 손잡는 몸빛을 가꾸어야지 싶어요. 푸르게 하나되기에 한나라예요. 사랑으로 어우르기에 한누리입니다. 우두머리가 거느리는 텃살림이 아닌, 작고 수수한 우리 스스로 힘있게 노래하고 꿈꾸는 텃길을 그립니다. 담벼락 아닌 숲을 보듬는 숨결이 반갑습니다.


ㅅㄴㄹ


굽힘없다·굽히지 않다·꺾이지 않다·기운세다·기운있다·기운좋다·힘세다·힘있다·힘좋다·꼼짝않다·꿈쩍않다·끄떡없다·옴짝않다·움쭉않다·단단하다·든든하다·탄탄하다·튼튼하다·세다·억세다·드세다·잘 막다·주눅들지 않다·담·담벼락·벼락·울·울타리 ← 철옹성


고을길·고장길·마을길·고을살림·고장살림·마을살림·옛길·옛살림·오랜길·오랜살림·텃길·텃살림 ← 토속신앙(土俗信仰)


하나되다·하나·하나로·한나라·한누리·아우르다·어우르다·거느리다 ← 천하통일, 천하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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