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박완서의 부엌 :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띵 시리즈 7
호원숙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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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6.8.

인문책시렁 186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호원숙

 세미콜론

 2021.1.22.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호원숙, 세미콜론, 2021)은 어머니 박완서 님을 그리고 기리면서 ‘어머니 부엌살림이 남긴 빛살’을 놓고서 두런두런 밥수다를 들려줍니다. 어머니가 남긴 집에서 살아가는 글님은 그 집 가운데 부엌에서 가장 오래 하루를 보낸다고 해요. 한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을 돌보는 자리라면 참말로 부엌에서 오래 보내기 마련입니다. 부엌에 마루에 마당에 집안 곳곳을 돌면서 밥옷집이라는 세 가지 살림길을 건사하지요.


  오늘 태어나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집에서 어느 곳에 오래 깃들면서 하루를 그릴까요? 앞으로 태어나서 자라날 아이들은 집에서 어느 자리에 오래 머물면서 하루를 지을까요?


  우리 어머니가 남긴 손맛을 떠올립니다. 우리 아버지는 국수조차 못 삶은 분인데 어떤 손맛을 남겼을까요. 아이는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함께 낳습니다. 그래서 ‘어버이(어머니 + 아버지)’입니다. 함께 아이를 낳는 어버이는 아이한테 어버이사랑을 어떻게 물려주는 슬기롭고 상냥하며 사랑스러운 눈빛인가요.


  할아버지 손맛하고 아버지 살림맛을 물려받으면서 새롭게 가꿀 어린이가 이 땅에 몇 쯤 되려나요. 따로 어머니하고 아버지를 안 가르면서 두 어버이 모두한테서 삶멋을 이어받으며 새삼스레 키울 푸름이가 이 땅에 얼마쯤 있으려나요.


  아이들을 부엌으로 데려오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부엌에서 어머니 아버지 곁에서 심부름을 하고 살림을 거들면서 까르르 수다를 터뜨리고 찬찬히 살림꽃을 피우면 좋겠습니다. 어느 한 사람 손맛만 남을 부엌이 아닌, 집안사람 모든 손길이며 숨결이 묻어나고 흐르는 보금자리로 나아가면 좋겠어요. 오늘도 새벽은 멧새가 노래하며 열고, 동트는 하늘은 차츰 별빛이 스러집니다. 


ㅅㄴㄹ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나는 이 집에서 그냥 살았다. 어머니가 물려주신 집의 부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15쪽)


미나리를 다듬으며 거머리를 대담하게 떼어버리던 어머니의 야무졌던 손이 생각난다. 어머니는 다듬고 난 미나리 뿌리를 버리지 않고 예쁜 항아리에 물을 받아 담가두셨지. (37쪽)


만약에 혼자 이 음식을 준비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할 수 있는 능력과 기운이 있다 할지라도. (87쪽)


우리 아이들도 싫어하지. 아이들이 기한 지난 유제품을 싹싹 모아 버리는 걸 보면 불편하다. 아이들은 엄마가 끄떡없다며 먹는 걸 보면 질색을 하지만.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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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싱거운
조금 밋밋한
뭔가 아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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