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스피카 8 - 완결
야기누마 고 지음,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6.4.

별누리로 가는 길



《트윈 스피카 8》

 야기누마 고

 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3.10.18.



  《트윈 스피카 8》(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3)은 별누리로 가는 길에 선 푸름이가 드디어 마지막으로 서는 자리를 하나하나 들려줍니다. ‘사람이라는 몸’을 그대로 입은 채 별배(우주선)를 탈 사람은 꼭 하나라지요. 별배를 타고 푸른별 바깥으로 나가서 일할 사람을 뽑는 배움터를 다니는 푸름이는 많되, 꼭 하나만 별배를 타요. 다른 푸름이는?


  별배를 탈 사람이 하나라면, 별배를 지어야 하는 사람이 여럿이며, 별배를 푸른별에서 다스리고 이끌 사람이 여럿입니다. 별배에서 띄우는 이야기를 받아적어서 옮길 사람이 여럿이며, 별배가 별누리 일을 마치고 돌아올 적에 찾아가서 별배지기(우주비행사)를 도울 사람이 여럿이에요. 여느 때에 별누리를 살피면서 별빛을 가늠하고 갈무리할 사람도 여럿입니다.


  별배지기는 하나여도, 별배지기 곁에는 숱한 사람이 함께 있어요. 몸뚱이는 꼭 하나만 별배에 실어서 푸른별 바깥으로 띄운다지만, 이 별배로 나아가는 마음은 그득그득한 셈입니다. 또한 별배지기를 뽑기까지 함께 땀흘리고 뛰고 배우는 벗이 모두 마음으로 별배지기라고도 하겠지요.


  그림꽃책 《트윈 스피카》는 별배·별배지기를 둘러싼 생채기와 멍울과 눈물웃음을 고루 섞어서 줄거리를 짭니다. 꽝 터지고 말아 몸뚱이를 잃고 넋으로 떠도는 아이가 있고, 넋아이(혼령·귀신)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아이가 있으며, 넋아이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아이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돕고프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넋아이를 알아보는 동무가 있어요. 별배지기가 되려는 꿈을 품은 푸름이는 저마다 뜻이 다르지만 마음은 같아요. 이곳 푸른별에서 보고 느낄 수 없는 숨결을 푸른별 바깥으로 나가서 보고 느끼기를 바라지요. 우리 삶이 푸른별 한 군데에서 그치지 않는 줄 보고 느끼고 싶어서 푸른별 바깥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별마실(우주여행)이란 무엇일까요? 별을 두루 다니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푸른별사람(지구인)이라는 몸이 아닌, 넋으로 온별누리를 두루 다니는 길은 없을까요? 두 눈을 고요히 감고서 몸을 사르르 내려놓을 줄 안다면,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가뿐히 별마실을 다녀오고서 ‘별마실길에 느끼고 배우고 보고 생각하고 알아낸 모든 이야기’를 둘레에 고루 나누면서 함박웃음을 지을 만하지 않을까요?


  별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별은 바깥에도 있으나, 우리 스스로도 별이며, 우리 몸이며 마음에 숱한 별이 가없이 있습니다. 별을 품었기에 목숨이면서, 스스로 별이기에 환하게 빛나는 마음으로 삶을 짓습니다. 《트윈 스피카》에 나오는 여러 푸름이를 보면, 처음에는 ‘딱 한 자리만 있는 별배지기’를 노리려는 생각이었다면, 어느새 ‘굳이 그 한 자리를 혼자 차지할 까닭이 없는’ 줄 알아차리면서, 시나브로 마음으로 별마실을 가는 길을 저마다 찾아나서요.


ㅅㄴㄹ


“저 나무 무슨 색으로 보여?” (27쪽)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이렇게 전부 묶으면 셋이서 함께야.” (53쪽)


“혼자가 아니야. 우주에 가는 건. 마음으로 다같이 함께할 거야.” (103쪽)


“어떤 심정으로 날 낳아 준 건지, 그건 상상으로밖에 모를 일이지만,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나라면 알 것 같아요.” (134쪽)


“에잇! 야간 천체 촬영은 끈기 승부야! 중요한 건 별에 대한 정열이라고! 장비가 아니라!” (240쪽)


“얼마나 먼 델까? 우주는.” (277쪽)


“있잖아, 꼬마야.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야. 나처럼 별난 유령도 마찬가지고. 어떤 별이든 끝이 있어. 하지만 그건 꼭 슬픈 일만은 아니야. 그 끝은 다음에 태어날 새로운 별을 위한 것이기도 하거든.” (363쪽)


“내 인생이 끝나던 순간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작은 별을 봤어. 막 태어난 그때 그 작은 별은 분명 꼬마 너였을 거야. 널 만나서 정말 정말 행복했어.” (364쪽)


#ふたつのスピカ #柳沼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