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2021.봄 - 창간호, 어린이 인문교양지
인디고 서원 지음 / 인디고서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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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5.19.

책으로 삶읽기 681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1》

 편집부

 인디고서원

 2021.4.5.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편집부, 인디고서원, 2021)는 어린이가 보기를 바라면서 엮은 철책(계간 잡지)이다. 책집에 가 보면 어린이한테 맞추는 책이 몹시 많은데, 이 가운데 어린이한테 삶·살림·사랑·숲·사람, 이 다섯 가지를 슬기롭고 상냥하게 들려주는 책은 드물다고 느낀다. 가르침·우스개·배움터·서울·동무, 이렇게 다섯 가지에서 쳇바퀴를 도는구나 싶다.


어른들은 일본에서 널리 쓰는 한자말 ‘희망’을 그냥 쓰지만, 막상 어린이한테는 너무 먼 낱말이라고 느낀다. 우리말 ‘꿈’을 말하면 넉넉할 텐데. ‘별’을 노래하면 될 텐데. 이 나라 어른은 언제쯤 “별을 노래하는 어린이”처럼 책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철책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에 이오덕 어른 글을 싣기도 하는데, 이오덕 어른은 ‘부르다’를 잘못 쓰는 일을 삼갔다. 사람이나 노래를 ‘부른다’고 말한다. 목소리를 내어 말을 하는 ‘부르다’요, 곁에 없어서 찾으려고 소리내는 ‘부르다’이다.


어린이한테 이 삶을 들려주는 일은 뜻깊다. 다만, 어른이 이토록 망가뜨려 놓은 삶을, 어른이 이토록 배움수렁(입시지옥)으로 짜놓은 틀에 가두어 놓은 삶을, 어른이 어린이를 길들여 놓은 서울살이란 길을, 섣불리 어린이한테 보여주기보다는 말 그대로 ‘꿈과 별’을 이야기해야지 싶다. 이를테면 두 가지를 들겠는데, “나도 모르게 무시하거나 차별한 사람은 없는지(35쪽)” 묻기보다는 “스스로 즐겁게 어깨동무하거나 손을 내민 일을 생각하자”고 물어보아야지 싶다. 어린이한테는 묻는 길이 사뭇 다르다. 어른한테도 매한가지이다.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끝이 아닙니다” 하고 말한들 큰고장이든 시골이든 어린이 손으로는 어쩔 길이 없다. 온통 쓰고 버리는 서울살이(도시문화)가 되었는데 어린이는 어찌해야 하지? 어린이가 입는 옷조차 풀한테서 얻은 실이 아닌 기름(석유)에서 뽑아낸 실이기 일쑤이다.


말썽거리(사회문제)를 안 짚을 수는 없기에, 말썽거리를 어떤 눈으로 보면서 다스려야 아름답고 즐거우며 사랑스러울까를 더 살펴야지 싶다. 손가락질하거나 걱정하는 눈빛이 아닌, 오늘 이곳에서 어린이 스스로 하는 길을 들려주는 눈빛에, 어린이랑 어깨동무하며 어른이 함께 걸어가는 길을 밝히는 눈빛이기를 빈다. 걱정거리를 심지 말고 꿈꿀거리를 심어야지 싶다.


그리고 이 별에서는 순이돌이(여자 남자)가 나란히 어우러져야 아름다울 텐데, 너무 순이(여자) 이야기로 기울었다. 돌이(남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돌이는 이 별을 안 사랑해도 좋을까? 돌이다움하고 순이다움이란 뭘까? 돌이순이가 사람다움으로 나아가고 어른다움으로 피어나는 길이란 뭘까? 이 대목을 좀 들여다보면 좋겠다. 순이돌이는 서로 싸워야 하지 않고, 돌이순이는 서로 어느 한켠으로 따라가야 하지 않으니, 순이랑 돌이가 손을 맞잡는 길을 어질게 보여주기를 빈다.


ㅅㄴㄹ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동네, 우리나라 같은 여러분이 많이 쓰는 일상 속의 ‘우리’에는 어떤 사람이 포함되고, 어떤 사람이 포함되지 않나요? ‘우리’라는 말을 쓰면서 혹시 나도 모르게 무시하거나 차별한 사람은 없는지 생각해 봅시다. (35쪽)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끝이 아닙니다. 쓰레기들은 한 곳에 모아서 태우거나 땅에 묻는데, 태울 경우 공기를 오염시키고, 다이옥신 같은 독성물질을 내뿜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쓰레기를 묻을 땅이 부족해지자, 불법으로 필리핀, 인도 등 가난한 나라에 쓰레기를 떠넘기기도 합니다.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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