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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책(월간잡지) "퀘스천"에 새 꼭지를 실으려고

머리말을 적었습니다.

이 머리말은 다달이 새로 적을 생각입니다.

지난 2020년 1월 6일부터 '책숲말'이란 이름으로

'우리말로 생각하기(철학하기)' 쪽글을

되도록 날마다 써 보자고 여기며,

그렇지만 날마다 한 꼭지씩 쓰지는 못했는데,

아무튼 지난 2020년 10월 25일부터 

글이름을 '오늘말'로 바꾸어서 씁니다.


이제는 틈을 내어 하루에 몇 꼭지씩

몰아서 쓰기도 합니다.

우리말을 사랑하자는 뜻도 아닌,

우리말을 살려쓰거나 바로쓰자는 뜻도 아닌,

우리말을 생각해서 쓰자는 뜻입니다.


그날그날 캐내고 밝히고 풀어낸 말빛을 놓고서

짤막하게 이야기를 엮는 글인데요,

어느 모로 보면 '수필'이거나 '일기'이고

가만히 보면 '철학'이거나 '사상'입니다.


다만 인문학자가 쓰는 먹물 같은 말은

안 쓰고 싶으니

'오늘말'이라고만 합니다.


오늘을 살리는 씨앗이 되는 말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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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머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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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제였더라, “우리말로 철학하기”를 내세운 분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모두 먹물붙이였습니다. 뜻이 나쁘지는 않으나 ‘생각’이 아닌 ‘철학’을 한다니 철없는 길로 빠지기 쉽습니다. 어떤 분은 우리말 ‘생각’을 구태여 한자를 빌려서 적는데, 이러다가는 우리말도 한자말도 다 어지럽습니다. 우리말 ‘생각’은 ‘샘’하고 ‘셈’에서 비롯한 말이요, ‘샘’은 샘물이면서, “새로 솟는 물”입니다. ‘셈’은 ‘세다’와 ‘헤다(헤아리다)’를 가리키는 말이면서 “헤아릴 길 없다”처럼 쓰는 낱말입니다. 그러니까 ‘생각’은 “새롭게 솟는 물줄기 같으면서, 하늘을 읽는 마음이 되도록 나아가는 씨앗”을 나타내는 우리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우리말한테 묻습니다. 더 좋거나 낫거나 고운 말을 쓸 생각은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하루를 즐거이 사랑으로 꽃피울 낱말을 혀뿐 아니라 손하고 마음에 얹어서 생각할 뿐입니다. 우리말로 스스로 묻고, 다시 우리말로 스스로 이야기하는, 아이들 손을 잡고서 노는 고개넘기(철학)입니다. 열고개도 열두고개도 서른고개도 좋습니다. 온고개(100)나 즈믄고개(1000)도 재미있어요. 고개를 넘어 말빛을 찾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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