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10.


《소태산 평전》

 김형수 글, 문학동네, 2016.6.1.



누리수다를 폈다. ‘누리수다’라는 새말을 지었다. 이런 말을 쓰는 사람이 있으려나? ‘인터넷 강의’나 ‘화상 강의’나 ‘줌 강의’를 나타낼 우리말이다. 누리그물을 열어 수다(얘기)를 펴기에 ‘누리수다(누리얘기)’이다. ‘누리’는 ‘누르다(누렇다)’하고 말밑이 같다. ‘누렇다 = 흙 = 땅’하고 얽히는 낱말이다. ‘누리 = 별(지구) + 터(세상·세계)’를 가리키는 얼개이기도 하고, ‘우주’를 가리키기까지 한다. ‘누리꾼·누리집·누리글월’처럼 ‘인터넷’을 나타내는 자리에서도 알맞게 쓸 만하다. 우리말로 써야 좋다고 여기지 않는다. 쉽고 수수하게 우리말로 새롭게 엮어서 쓰면, 우리 생각이 차츰 자란다. 생각에 날개를 달고서 홀가분하게 피어난다. 《소태산 평전》을 읽고서 왜 아쉬웠나 하고 누가 묻는다. 글쓴이가 글치레에 글멋에 글꾸밈에 글허울에 지나치게 갇혀서 아쉽다고 대꾸한다. 쉽고 수수하게 나아가면 될 텐데. ‘소태산’이라는 이름을 쓴 어느 분이 걸어간 길이란 ‘치레·멋·꾸밈·허울’이 아니라 ‘들꽃사랑(민중계몽)’이라고 느낀다. 들꽃이란 마음이 되어 들꽃하고 동무하면서 들꽃이 되려고 한 사람이 남긴 자취를 글로 써서 책으로 엮으려 한다면, 이 책에 담을 우리말이란 ‘들꽃빛’이 나야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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