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1.5.10.
오늘말. 투박하다
맨 처음을 떠올린다면 아무것이 아니라 할 만합니다. 우리 숨결도 이 별도 모든 일도 첫자리에서는 참말 빈몸이었구나 싶어요. 처음에는 비었기에 빛이 되는구나 싶어요. 빈자리에 비가 내려서 새롭게 빛나고 흙이 살아나며 싹이 터요. 빗방울이란 숨을 잇는 물일 텐데, 오래오래 흐르고 흐른 빛알이라고 할 만하지 싶습니다. 가두면 고여서 썩는다는 물인데, 바탕은 언제나 싱그러워요. 흐르고 흐르기에 늘 새롭게, 새롭게 흐르니 깊이 살리는 결이며, 물방울이 우리 몸으로 깃들면서 수수하면서 눈부신 몸이 태어나요. 하나씩 이어요. 얽매지 말고 잇닿도록 해요. 가만히 닿으면 돼요. 애써 옭매거나 채우려 든다면 그만 끼어 버리지 싶어요. 차근차근 섞습니다. 즐겁게 곁들입니다. 살림을 꾸리듯 생각을 꾸려서 다같이 노래할 길을 여밉니다. 꼭 덩이가 되어야 하지 않고, 짝이 없어도 좋아요. 다 다른 자리에 있어도 한덩이요, 모두 다르게 꿈을 품어도 하나됩니다. 마음으로는 넉넉히 맺거든요. 빗물은 뭉쳐도 언제나 하나이고, 흩어져도 고루 스며들면서 다시 만나는 이슬이 되고 구름으로 피어나요. 나는 투박한 손길입니다. 냇물을 긷고 어깨를 겯으며 삽니다.
ㅅㄴㄹ
맨 처음·첫·처음·꼭두·오래·오래되다·으뜸·바탕·밑·밑바탕·깊다·뿌리깊다·숨다·깃들다·수수하다·투박하다 ← 원초, 원초적
얽매다·얽다·옭매다·채우다·잇다·이어지다·잇닿다·끈끈하다·닿다·만나다·겯다·걸리다·섞다·곁들이다·꾸리다·끼다·덩이·짝·하나되다·한덩이·하나·다같이·다함께·같이·함께·더불어·맞물리다·물리다·매다·매듭·맺다·모으다·뭉치다·여미다·엮다·묶다 ← 결부(結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