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 스님의 사자 -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용수 스님 시리즈
용수 지음 / 스토리닷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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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5.8.

인문책시렁 182


《용수 스님의 사자》

 용수

 스토리닷

 2021.3.2.



  《용수 스님의 사자》(용수, 스토리닷, 2021)는 ‘곰’하고 ‘코끼리’에 이은 ‘사자’ 이야기입니다. 용수 스님은 앞으로 여러 숨결을 떠올리면서 우리 삶을 읽는 이야기를 더 들려줄까요? 뭍짐승 셋은 뭍살림이 다르고, 뭍살림이 다른 만큼 뭍넋이 다릅니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숨결이라면 바다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날 텐데, 새우랑 고래랑 해파리랑 모두 다르면서 새롭게 살아가는 길일 테지요.


  저마다 다른 숨결은 마땅히 다르기 마련입니다만, 다르면서 닮은 데가 있어요. 모두 ‘살아’갑니다. 모두 살아가면서 ‘사랑’으로 ‘살림’을 지어요. 오늘날 서울살림을 하는 사람 눈으로 풀꽃나무나 짐승을 바라본다면 ‘사람을 뺀 모든 숨결’이 ‘사랑으로 살림을 지으며 살아간다’는 대목을 놓치거나 못 보거나 고개저을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온누리라는 눈으로 바라보면 좋겠어요. 별이 냇물처럼 쏟아지는 밤을 떠올려요. 저렇게 엄청나도록 많은 별처럼 우리 별(지구)은 매우 작아요. 다른 별에서 우리 별을 보면 깨알만큼도 안 돼요. 깨알만큼도 안 되어 보이는 이 별에서 살아가는 숨결이란 ‘온누리(우주) 눈’으로는 ‘안 보인다’거나 ‘어슷비슷’이라 여길는지 모르나, 그래도 깨알처럼 다르겠지요.


  마음을 다스리는 뜻은 늘 하나예요. 내가 나인 줄 깨달으면서 네가 너인 줄 깨닫고, 너랑 내가 다르면서 하나인 빛인 줄 깨달으려는 뜻이지 싶습니다. 사납질을 하는 나나 너는 똑같습니다. 사랑길을 걷는 나나 너는 똑같습니다. 바보스러운 나나 너는 똑같고, 아름다운 나나 너는 똑같아요. 미워할 일도 손가락질할 일도 없습니다만, ‘무엇이 무엇인가’는 또렷이 볼 노릇이에요. ‘무엇이 무엇인가’를 보지 않고서 뭉뚱그린다면 아무것도 안 보거나 못 본 셈이거든요.


  바람이 붑니다. 봄이니 봄바람입니다. 가을이니 가을바람이요, 시골이니 시골바람입니다. 서울에는 서울바람이 불고, 자동차가 빼곡한 곳에는 매캐한 바람이 붑니다. 마당에 나무를 심은 집에서는 나무바람이 불고, 숲에 안긴 마을이라면 숲바람이 불어요. 오늘 어떤 바람이 부는 삶터에서 하루를 짓나요? 스스로 어떤 바람이 되는가요? 사람이 바보스럽게 매캐한 바람만 일으켜도 이 별은 사람을 어여삐 여겨서 꾸준히 비바람을 베풉니다. 끔찍한 먼지띠는 이웃나라 중국만 일으키지 않아요. 우리나라도 막삽질을 안 멈출 뿐 아니라, 자동차를 끝없이 몰잖아요? 더구나 요새는 ‘쓰고 버리는 입가리개(플라스틱 마스크)’가 엄청나고, ‘화학약품 소독제’에다가 ‘비닐’을 새삼스레 허벌나게 써요.


  이 별과 이 나라와 이 마을에서 돌림앓이를 걷어내려면, 입가리개도 소독제도 비닐도 화학약품으로도 안 됩니다. 오직 풀꽃나무를 심고 가꾸고 돌보면서 숲을 늘려야 합니다. 숲을 밀고 바다를 파헤쳐 ‘햇볕판(태양광)’을 100조 원에 이르도록 때려짓는 막삽질이 아닌, 숲을 돌보고 바다를 아끼면서 찻길하고 나루(공항·터미널)를 줄일 노릇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하늘나루를 또 새로 지으려 하고, 찻길도 자꾸 더 놓으려 하며, 자동차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나아가면 《용수 스님의 사자》를 열 벌 스무 벌 읽더라도 깨달음하고는 동떨어지고 말아, 우리 삶터를 우리 손으로 망가뜨리는 수렁에 꼼짝없이 갇히리라 봅니다.


ㅅㄴㄹ


명상은 행복해지는 것보다 우리의 근본적인 행복과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1쪽)


미움을 허용하세요. 하지만 미움에 빠지지 마세요. 미움을 착한 마음으로 돌리려고 하지 마세요. 감정이 상할 때는 허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29쪽)


수행은 잘못된 자신을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잘못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깨우치는 것입니다. 수행은 자신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소멸하는 것입니다. (57쪽)


수행을 하면 복이 많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복이 많다는 것을 알아보게 됩니다. 수행을 하면 모자란 게 채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모자라지 않다는 것을 알아봅니다. (105쪽)


우리가 할 일은 그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소화하는 겁니다. 우리의 마음은 모든 상처와 억울함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190쪽)


몸이 아플 때 배울 것이 너무 많아요.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열 수 있다면 마음의 힘을 키울 수 있어요. (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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