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모부 母父
모부의 소식을 전해 드리면 → 어버이 살림을 알린다면
모부와 여행을 갔는데 → 엄마아빠와 마실을 갔는데
낱말책에 없는 ‘모부(母父)’가 무엇인가 하고 살피니 ‘래디컬 페미니즘’에서 지은 한자말이라고 합니다. 한자말은 으레 사내를 앞에 두는 얼개입니다. 한자말은 예부터 중국을 섬기고 사내를 높이는 틀이었으니 ‘부모(父母)’처럼 쓰겠지요. 그러나 가시내를 앞에 두고 싶다면 우리말을 쓰면 됩니다. ‘엄마아빠’라 하면 되지요. 우리말은 사내 아닌 가시내를 앞에 둡니다. ‘아빠엄마’처럼 말하는 일도 더러 있으나 으레 ‘엄마아빠’처럼 말하지요. 아이 말씨를 지나 철든 말씨로 접어들면 “어머니 아버지”라 합니다. 어머니하고 아버지를 아우르는 우리말은 ‘어버이’예요. ‘어(어머니) + 버(아버지) + 이’인 얼개입니다. 중국을 섬기면서 사내를 높이는 틀이 낡아빠졌기에 갈아치워야 한다고 여기면, 한자말로 장난을 치기보다는 우리말로 쉽게 ‘엄마아빠’나 ‘어버이’를 쓰면 됩니다. 한 가지를 보태면, ‘가시버시’라는 오랜 우리말은 한자말로 ‘부부’를 가리키는데 ‘가시(가시내·여성) + 버시(벗·남성)’인 얼개예요. 그냥 우리말로 쉽게 쓰면 저절로 어깨동무(여남평등 또는 남녀평등 또는 래디컬 페미니즘)가 됩니다. ㅅㄴㄹ
모부가 살고 계신 부산에는 가지 않기로
→ 어버이가 사는 부산에는 가지 않기로
→ 엄마아빠 사는 부산에는 가지 않기로
《결혼 탈출》(맹장미, 봄알람, 2021) 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