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3. 소양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낮에 풀다가 매듭을 못 짓고서 넘긴 ‘소양’이란 한자말이 있습니다. 으레 ‘기본’을 붙여 ‘기본소양’처럼 쓰기도 하지만, 이때에는 겹말입니다. ‘기본소양’이 겹말인 줄 깨닫는 분은 몇이나 될까요? 한자말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한자말을 쓰면 좋으냐 나쁘냐를 떠나서, 말결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아무 말이나 덕지덕지 붙이면 그만 우리 스스로 무슨 이야기를 펴려고 했는가 하고 동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말밑을 하나하나 파다 보면 어느새 ‘덕지덕지 붙여서 어렵게 늘여뜨리는 말이나 글이 얼마나 덧없고 바보스러운가’를 깨닫지요.
깨달은 사람은 어려운 말을 안 씁니다. 쓸 턱이 없어요. 깨달은 사람은 언제나 가장 쉽게 이야기를 들려줘요. 절집에서 펴는 한마디(화두)는 언제나 매우 쉬워서 어린이부터 다같이 알아들을 만한 낱말이자 이야기이기 마련입니다. 절집 한마디가 어려운 낱말이거나 쉬 알아듣기 어렵다면, 이런 한마디를 편 스님은 덜 깨달았거나 못 깨달은 셈이지요.
곰곰이 보자면, 덜 깨닫거나 못 깨달은 사람이 말을 어렵게 합니다. 사람들이 안 깨닫거나 못 깨닫기를 바라는 속셈으로 시커먼 사람들이 말을 어렵게 합니다. 참다운 사랑이나 어깨동무(평화·평등)를 바라지 않는 이도 말을 어렵게 합니다. 거짓스러운 껍데기, 이른바 허울을 뒤집어쓴 채 이름·돈·힘을 거머쥐려는 이들도 말을 어렵게 합니다. 말을 어렵게 하는 이들은 ‘진보도 보수도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기득권’일 뿐입니다.
누가 말을 쉽게 할까요? 어른이지요. 어버이예요. 어린이입니다. 아이예요. 스스로 어른이나 어버이나 어린이나 아이가 아니라면 언제나 말을 어렵게 하거나 비비꼬기 마련입니다. 이름·돈·힘을 움켜쥐면서 사람들이 못 깨닫거나 안 깨닫기를 바랄 뿐 아니라, 이 삶터(사회)를 뒤흔들려는 검은 꿍꿍이를 품거나 이 삶터를 둘(이분법)로 쪼개어 다툼을 부추기는 모든 이들이 바로 말을 어렵게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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