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오, 나의 미오 힘찬문고 29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서정 옮김 / 우리교육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2021.4.22.

맑은책시렁 243


《미오, 나의 미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트 그림

 김서정 옮김

 우리교육

 2002.7.10.



  《미오, 나의 미오》(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일론 비클란트 그림/김서정 옮김, 우리교육, 2002)는 길과 집을 새롭게 찾아나서면서 동무와 이웃을 마주하는 발걸음이랑 몸짓이랑 마음을 들려줍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미오’는 사랑받으며 태어난 아이입니다만, 자라나는 길에서는 좀처럼 사랑받을 일이 없다지요. 그렇지만 마음에 흐르는 사랑을 잊거나 잃지 않아요. 마음자리 사랑이 어디에서 비롯하고 어디에서 샘솟는가를 궁금해 합니다.


  아이는 모두 알지만 새로 배우려는 걸음마를 내딛는다고 느낍니다. 굳이 어버이를 골라서 태어나고, 어버이 살림자락을 지켜보고, 어버이 손길을 받으면서 삶을 짓는 꿈을 그리려 해요.


  아이는 왜 어른으로 자랄까요? 아이로서 머물러도 될 텐데, 구태여 어른스럽게 나아가려고 하는 발걸음에는 어떤 뜻이 흐를까요?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른은 스스로 예전에 아이인 줄 떠올리는가요? 오늘은 어른 모습이되 얼마 앞서까지 아이인 줄 돌아볼 수 있나요? 새롭게 지으려는 꿈을 품기에 아이에서 어른으로 걸어온 줄 차근차근 짚는 하루인가요?


  아이다울 적에 하늘나라에 가고 구름을 타고 풀꽃나무랑 이야기한다지요. 아이다움을 잃으면 하늘나라에 못 가고 구름을 못 타며 풀꽃나무랑 아무 말을 못 섞는다지요. 아이다울 적에는 눈빛으로 배우고 눈길로 알아보며 눈망울로 사랑을 나눈다지요. 아이다움을 등지면 눈빛이 흐르고 눈길이 흩어지고 눈망울에 죽음이 서린다지요.


  어린이 미오는 늘 갈림길에 섭니다. 갈림길에서 어느 곳으로 가면 좋을까를 알려줄 어른은 없습니다. 어느 어른도 ‘이 길이 맞다’고 잡아끌 수 없어요. ‘이 길은 이렇고, 저 길은 저렇다’ 하고만 짚어 줄 뿐이요, 모든 갈림길에서 첫발을 내디딜 사람은 바로 어린이 미오예요.


  가시밭길을 가더라도 가시밭길을 갔기에 겪는 하루가 있습니다. 말을 타고 하늘을 날기에 이 하늘길에서 맛보는 하루가 있어요. 피리를 불면서 풀꽃나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속이 타들어간 시커먼 사람들한테도 처음에는 마음이 있은 줄 알아차리면서 ‘싸움연모’가 아닌 ‘사랑’ 하나로 모두 포근히 안는 길을 가자고 다짐하지요.


  그나저나 이 책은 “나의 미오”가 아닌 “우리 미오”로 옮겨야 맞습니다. 옮김말은 어린이한테 너무 걸맞지 않더군요. 아이가 스스로 씩씩하게 새길을 찾아서 푸른사랑을 빛내려고 하는 줄거리처럼, 이 나라 어린이가 스스로 싱그러이 읽고 아름빛을 새기는 길에 징검돌로 삼도록 ‘싱그럽고 수수하며 쉬운 숲말’로 모두 손질하면 좋겠어요.


ㅅㄴㄹ


“풀이 듣잖아.” 논노가 말했다. “꽃이랑 바람도, 나무도 우리가 부는 피리 소리를 듣고 개울 위로 고개 숙이고 있는 버드나무도 들어.” “그래?” 내가 물었다. “그럼, 우리 피리 소리가 좋대?” “응, 아주 듣기 좋대.” (50쪽)


에들라 아주머니가 저녁이면 소곤대는 우물 이야기를 들으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책에 코를 박고 옛날이야기를 읽는 게 아니라 바깥 신선한 공기 속에서 듣고 싶은 대로 옛날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도대체 아무것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에들라 아주머니도 그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아 할 것이다. (80쪽)


염탐꾼들은 사방을 뒤졌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그들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마침내 조용해졌다. 속이 텅 빈 나무가 우리를 구한 것이었다. 나무는 왜 우리를 구해 줬을까? (127쪽)


“윰윰, 이제 어느 쪽 길로 갈까?” “우리 둘이 같이 있기만 하면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어.” (144쪽)


기사 카토는 이렇게 보초를 많이 세울 정도로 나를 무서워했다는 말일까? 일곱 자물쇠가 달리고 일곱 보초가 망을 보는 탑 안에 칼도 없이 갇히는 나를? (179쪽)


나는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 눈 안에서 묘한 것을 보았다. 기사 카토는 자기의 돌 심장이 없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어쩌면 기사 카토가 가장 미워한 사람은 기사 카토 자신이었을지도 몰랐다. (194쪽)


#AstridLindgren #IlonWikland #MiosKingdom #MioMySon #ミオよわたしのミ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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