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천의 권 리제네시스 3
야츠 히로유키 지음, 츠지 히데키 그림, Buronson 감수, 하라 테츠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4.6.

싸움손하고 돌봄손 사이



《창천의 권 리제네시스 3》

 부론손 글

 하라 테츠오 그림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1.3.25.



  《창천의 권 리제네시스 3》(부론손 글·하라 테츠오 그림/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1)을 읽으면 ‘싸움손’이 아닌 ‘돌봄손’이 새롭게 나오는구나 싶습니다. 파란하늘을 빛내는 별한테서 받은 ‘싸움손’으로 어둠자리를 쓸어내는 이가 여럿 있다면, 싸움이 아닌 돌보는 숨결로 모든 자리를 밝히는 ‘돌봄손’도 있을 만해요.


  우리는 어떤 손일 적에 아름다울까요? 우리는 어떤 손으로 즐거울까요? 어떤 손으로 하루를 마주하기에 노래할 만하고, 어떤 손으로 서로 만나기에 사랑이 될까요?


  씨앗을 심는 손이 될 수 있고, 씨앗을 뭉개는 손이 될 수 있습니다. 풀꽃나무가 자라는 흙을 보듬는 손이 될 수 있고, 풀꽃나무는 안 쳐다보면서 막삽질로 짓이기는 손이 될 수 있어요.


  언제나 우리 손입니다. 네 손이 아닌 이 손입니다. 피가 흐르는 손이고, 온몸에서 돌고도는 기운을 펼치는 손입니다. 빗물을 받아서 마시는 손이고, 나비가 내려앉거나 무당벌레가 쉬었다 가는 손입니다. 새가 앉아서 노래하는 손이요, 바람이 머물면서 어루만지는 손입니다.


  《창천의 권 리제네시스 3》에 나오는 어둠자리 사람들은 인도네시아 텃사람을 종굴레에 가두어 들볶는다지요. 어둠자리 사람들은 ‘저놈을 잡으면 자유를 주겠다’고 말하는데, 날개(자유)란 이웃을 괴롭히거나 붙잡거나 죽여서는 얻을 수 없어요. 동무를 때리거나 억누르거나 밀치면서 날개를 달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이웃을 종으로 삼아 가두며 괴롭히는 이한테는 아무런 날개(자유)가 없는데, 이들이 남한테 날개를 줄 수 없기도 합니다.


  싸움연모(전쟁무기)를 만드는 일터에 들어가서 버는 돈이 아름누리를 이루는 밑거름이 되지는 않습니다. 싸움질이나 뒷질로 돈을 주겠다는 곳이 있으면 다같이 손사래치면서 스스로 살림을 지을 노릇입니다.


  곰곰이 보면, 우리한테는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없어도 됩니다. 길잡이(교사)나 글님(작가)이 굳이 없어도 됩니다. 저마다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일구면 되고, 사랑으로 피어나는 보금자리가 하나둘 저절로 모여 마을을 이루면 될 뿐입니다. 언제나 ‘돌봄손’으로 삶을 가꾸고 짓고 노래하기에 비로소 사랑길로 갑니다.


ㅅㄴㄹ


“에리카에겐 자모(慈母), 자모의 별이 있을지도 몰라. 그 별 밑에서 태어났다면 누구든 다 구해버리지. 야사카 같은 놈도.” (34쪽)


“게다가 알고 싶어. 내가 모르는 나에 대해.” “좋은 눈빛이야.” (36∼37쪽)


“딱 한 번만 찬스를 주마! 투항해라!” “아앙? 싫다! 라고 말하면 어쩔 건데?” (86쪽)


“자유를 갈구하는 건 비난하지 않겠다. 하지만 아무 상관도 없는 이 아일 희생시켜라도 자유의 몸이 되겠다면, 그만한 각오는 되어 있는 거겠지?” (104∼105쪽)


“두 명의 아빠가 있고, 지켜주는 사람도 있죠. 그것만으로도 앞을 바라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희망이 되고 싶어요!” (114쪽)


“야사카, 죽음을 재촉하지 마라.” “너답지 않게 날 걱정해 주는 거냐? 난, 나 자신의 속죄를 위해 싸우는 것뿐이야!” (145쪽)

.

.

#蒼天の拳 #蒼天の拳リジェネシス #原哲夫 #武論尊 #八津弘幸他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