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빛

사진노래 177. 밥주걱



  만지면서 배웁니다. 요것을 만지니 요것한테서 흐르는 기운을 배워요. 조것을 건드리니 조것이 흘러온 기운을 배우고요. 만져 보지 않고서는 어떻게 다루는가를 알지 못해요. 건드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쓰는가를 알 길이 없어요. 아이들은 무엇이든 손으로 느끼고 혀로 살피고 눈으로 깨닫고 마음으로 알려 합니다. 서툴게 만지다가 쏟거나 엎을 수 있어요. 아직 익숙하지 않으니 어긋나거나 틀릴 수 있어요. 아이한테 틈을 줘요. 아이가 틈새를 누리도록 해요. 해보고 다시 해보고 또 해보면서 스스로 삶을 맛보도록 아이 손에 밥주걱을 쥐어 주기로 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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