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4.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

 이붕언 엮음/윤상인 옮김, 동아시아, 2009.3.5.



엊그제 면사무소에 마을 어르신하고 함께 찾아갔다. 복지계장하고 한참 이야기를 한 끝에 고을지기(면장)를 만날 수 있었다. 면장실은 군수실 못지않게 크고 썰렁했다. 이 고장에서 무엇이 아름답거나 빛나거나 사랑스러운가를 널리 나누려는 마음이 하나도 없다고 느꼈다. 서너 해 앞서 구례군수실에 가 본 적 있는데, 그곳엔 ‘책’이 있더라. 구례를 다룬 책이 얼마쯤 있기에 둘러볼 만했다. 군수실이나 면장실에 책을 놓는다고 대단할 까닭은 없다. 마을을 읽고, 그들 스스로도 벼슬아치이기 앞서 마을사람이면서 수수한 아저씨나 아줌마이기에 아이들 어버이인 줄 알고 느끼며 생각하고 말할 수 있어야겠지.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을 읽고서 꽤 오래 책시렁에 놓았다. 어릴 적부터 ‘재일동포’란 이름이 껄끄러웠다. ‘재미·재중·재독’ 같은 이름도 걸거쳤다. 다같이 한겨레이면서 이웃일 텐데, 이런저런 이름을 딱종이처럼 덕지덕지 붙여서 가르지 말아야 한다고 느꼈다. ‘1세·2세·3세·4세’가 아닌 ‘아무개 씨’라는 이름으로 만나야지 싶다. ‘조셴징’은 그저 ‘조선사람(한겨레)’을 가리키는 말인데 왜 이 이름이 ‘따돌림(차별)’이 됐을까? 서로 마을지기나 이웃으로 여기지 않고 금을 그어 버리니 수렁이 생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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