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숲하루 2021.2.4. 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한자말 ‘불찰’이 어떤 결인가를 살피며 손질하다가 ‘졸속’이란 한자말을 나란히 손질하고, 우리말 ‘돌머리’를 어디까지 쓰는가를 두루 짚노라니 어느새 ‘바보·멍청하다·엉성하다·어리숙하다’로 줄줄이 잇닿습니다. 이러면서 ‘환경영향평가’란 이름을 ‘둘레보기’나 ‘숲살피기’나 ‘마을보기’로 손볼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적잖은 어른은 ‘사회에서 쓰는 말’이라고 하면서 어린이도 이런 말을 그대로 써야 하는 듯 여기곤 합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사회에서 쓰는 말’을 그대로 배워야 한다고도 여기지요.


  그런데 ‘사회’란 사람이 살아가는 터전을 가리킵니다. 사람들 살림터에서 쓸 말이라면, 우리 삶자리에서 나눌 말이라면, 어른끼리 알아듣거나 그냥그냥 이어온 말씨가 아닌, 앞으로 새롭게 살아갈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생각을 살찌우도록 북돋울 말이어야 즐겁고 아름다우리라 봅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사랑을 참되게 다스리고 가꾸고 스스로 길어올리도록 이끌 말을 쓰고 이름을 붙일 노릇이지 싶습니다.


  무엇을 모르니까 ‘모르다’라 합니다. 모르는 척하기에 ‘모르쇠’라 합니다. 이런 사람을 아울러 ‘모름이’나 ‘모름쟁이·모름꾸러기’처럼 새말을 지어서 쓸 만합니다. 때로는 ‘모름깨비·모름꾼’처럼 쓸 수 있어요. 우리는 이렇게 때랑 곳을 헤아려 결을 넓히는 말을 쓸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낱말책에 실린 낱말을 외우거나 캐내기보다는 누구나 스스럼없이 새롭게 말빛을 살찌우도록 가만히 이끌고 가르쳐야지 싶어요.


  우리가 어른이라면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사회 지식·사회 정보’를 집어넣으려 하기보다는, ‘삶을 가꾸는 길·살림을 짓는 이야기’를 즐거이 맞아들이도록 함께할 적에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여러 낱말을 갈무리하는 새벽을 열고 낮을 보내고 밤을 지새우다가 돌아봅니다. 더 낫거나 좋은 말이 아닌, 즐겁게 어깨동무할 말을 찾아야 그야말로 즐겁겠지요. 사랑스레 손잡을 말을 살펴야 참으로 사랑스럽겠지요. 말 한 마디에 숲을 담고, 말 두 마디에 꿈을 얹고, 말 석 마디에 생각을 빛내는 슬기로운 오늘을 놓는 어른으로 살아야 아이들이 곁에서 마음껏 뛰놀며 자라리라 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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