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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사랑 찾기 4 - 완결
김숙 지음 / 담쟁이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327
《숨은 사랑찾기 4》
김숙
담쟁이
2000.7.10.
웬만한 고운그림꽃(순정만화)은 꽃가시내하고 꽃사내를 그립니다. 꽃가시내는 가난하기 마련이고, 꽃사내는 가멸지기 마련이에요. 이런 틀이 아닌 고운그림꽃이 더러 있습니다만, 그야말로 ‘더러’입니다. 《숨은 사랑찾기》도 이런 틀입니다. 이러한 틀로 꽃길을 그려야 눈길을 받거나 읽힌다면 따로 할 말이 없습니다만, 그림꽃만 이렇지 않아요. ‘문화예술’이란 이름을 달고 나오는 숱한 꾸러미가 이런 틀을 따릅니다. ‘순정’은 겉모습이나 몸매나 돈이 아닐 테지만, 어쩐지 ‘겉모습·몸매·돈’에서 홀가분히 삶을 그리는 고운그림꽃은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그림꽃이란 갈래여서가 아니라, 우리 삶터가 이러한 얼개이기에, 삶터를 이럭저럭 따라가면서 이런 꾸러미가 끝없이 다시 나오지 싶습니다. 넉걸음으로 마무리한 《숨은 사랑찾기》를 넘기면서 첫걸음에 나오는 ‘아버지를 거들어서 하는 일’하고 ‘제이미 아닌 에이프릴’이라는 이름을 찾는 대목만 살짝 기웃합니다. 꽃가시내를 그리든 꽃사내를 그리든, ‘쳇바퀴 터전을 좇는 틀’이 아닌 ‘스스로 사랑을 짓는 살림’을 마주하기를 빕니다. 새벽을 열고 밤을 닫으며, 아기를 돌보고, 집안일을 노래하고, 마당이며 텃밭을 아끼는 손길이 되면, 모든 이야기는 확 바뀌겠지요.
“일에 빠져 지내느라 여자를 사랑할 여유도 없는 건가요? 당신은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죠? 그렇죠?” “……. 사랑하는 여자라.” (34쪽)
“나와 함께 뉴욕에 가자. 제이미가 아닌 에이프릴로서.” (158쪽)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