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오늘말. 이아치다


살다 보면 궂은일도 좋은일도 있다는데, 물결도 치고 벼락도 친다는데, 빛줄기가 쏟아지든 불벼락이 들이치든, 우리 나름대로 겪는 하루이지 싶습니다. 끼어들었다가 불똥이 튄다고 하고, 끼리질을 일삼는 이는 뜬금없이 불화살을 날리기도 하지만, 이런 사나운 너울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우리 꿈을 사랑으로 바라본다면 사뭇 다르구나 싶어요. 이아치기 때문에 죽지 않아요. 마음이 죽으니 죽어요. 밥을 끓이려고 장작을 때면 김이 오릅니다. 요새는 장작을 때는 집이 드물 테지만, 얼마 앞서까지 어디에서나 매캐한 내를 맡으면서 한집안 먹을거리를 차렸습니다. 모락모락 오르는 따스한 기운을 나누는 밥자리예요. 그래서 밥살림이라 합니다. ‘살림’이란 낱말은 사랑스레 가꾸는 삶을 이루는 사람 사이에서 썼어요. 벼슬자리나 힘자리나 돈자리 따위에서는 이런 말을 안 씁니다. 맵바람이 휘몰아치는 끔찍한 곳에는 살림 아닌 죽음이 판치니까요. 한 벌 쓰면 헌종이가 되지만, 손길이 탄 종이로 여길 만합니다. 너무 오래 써서 너덜너덜하면 넝마가 되겠지요. 그래도 뒷종이로 삼아서 마지막 쓰임새를 펴고, 이제 장작불에 얹어 뜨끈뜨끈 기운으로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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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일·나쁜일·벼락·날벼락·불벼락·천둥·우레·너울·불똥·불화살·사납다·이아치다·끔찍하다·죽다 ← 재앙(災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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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캐하다·자욱하다·뿌옇다·모락모락·매캐한 바람·매캐바람·맵바람·자욱바람·흰바람 ← 연기(煙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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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종이·낡종이·넝마·넝마종이·종이쓰레기 ← 폐휴지, 휴지(休紙), 폐지(廢紙), 파지(破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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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종이 ← 이면지, 휴지(休紙), 뒤지(-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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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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