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27.


《도라에몽 0》

 후지코 F.후지오 글·그림/장지연 옮김, 대원씨아이, 2020.10.31.



쇠날을 맞이할 적마다 다음 이틀 동안 우체국이 쉬니, 부칠 글월이 있으면 부쳐야지 하고 생각한다. 이러면서 하루를 보내다가 글월이나 책꾸러미를 꾸리기 빠듯하면 다음 달날로 넘긴다. 읍·면 우체국 모두 가깝지 않은 길이니까. 몇 해 앞서까지는 부랴부랴 서둘렀다면, 해가 갈수록 ‘느긋이 하자’고 생각을 돌린다. 틀림없이 글자락을 더 살펴야 하니까, 이모저모 더 챙겨야 하니까, 쇠날보다는 달날이나 불날에 우체국을 다녀오는 길이 나으리라. 《도라에몽 0》에 나오는 이야기는 도라에몽하고 노비타(진구)가 처음 만나는 대목을 다 다른 눈높이로 그려낸 줄거리를 보여준다. ‘진구·이슬이·퉁퉁이·비실이’ 같은 이름을 꽤 잘 옮겼다고 생각하면서도 ‘노비타’란 이름이 늘 살짝 아쉽더라. 노비타가 나무를 심으면서 왜 제 이름이 ‘노비타’인가를 깨닫는 대목이 있으니까. 늘 제 이름을 못마땅히 여기다가 ‘노비노비타’란 말이 입에서 터져나오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삶을 확 바꾸는 아이가 노비타(진구)이다. 이름이란 얼마나 값진가. 어버이는 아이한테 어떤 이름을 붙여서 날마다 그 이름을 불러 주는가? 그리고 이름을 비롯해 어떤 말로 이야기를 이슬처럼 엮어서 나날이 속삭여 주는가? 말이란 마음인데, 사랑 담은 빛이다. ㅅㄴㄹ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0-11-30 13:29   좋아요 0 | URL
도라에몽 꿈을 키워주는 만화같아요( ╹▽╹ )

숲노래 2020-11-30 21:55   좋아요 0 | URL
한켠으로는 꿈을 키우고
한켠으로는 꿈을 꺾는달까요...
그래서 재미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