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4 빨래하고 밥하고



  빨래를 하지 않고서는 ‘빨래’라는 낱말을 풀이할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 나온 《배를 엮다》를 읽으면, 말꽃지음이(사전편찬자)가 사랑을 하지 않고서는 ‘사랑’이라는 낱말을 풀이할 수 없다고 느끼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말꽃지음이는 빨래도 사랑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게다가 ‘미움·시샘’이라든지 ‘골부림·짜증’도 낼 줄 알아야 하고 ‘삿대질·닦달’이나 ‘싸움·겨루기’도 해봐야 하더군요. 이러지 않고서는 이 낱말을 제대로 풀이하지 못할 뿐 아니라, 보기글이나 쓰임새나 말결을 찬찬히 못 밝혀요. 아기를 낳아 돌보지 않은 말꾼이라면 ‘아기’를 풀이하지 못할 테고, 밥을 짓지 않은 이라면 ‘밥·부엌칼·도마’도 풀이하지 못하겠지요. “빨래 : 1. 더러운 옷이나 피륙 따위를 물에 빠는 일 ≒ 세답 2. 더러운 옷이나 피륙 따위. 또는 빨아진 옷이나 피륙 따위 (국립국어원 말꽃)” 같은 말풀이를 보고 끔찍했어요. 그래서 저는 “빨래 : 몸을 즐거우면서 깨끗하고 가볍게 누리고 싶어서, 몸에 걸치는 여러 가지를 즐거우면서 깨끗하고 가볍게 다스리는 길. 흔히 물·비누·솔을 써서 때·먼지를 씻어내고, 바람·해를 써서 말린다 (숲노래 말꽃)”처럼 뜻풀이를 갈아치울 생각입니다. ‘빨래’가 뭔지 밝혀야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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