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9 군국주의



  우리가 쓰는 말을 더럽히려는 이들이 있으나, 말이 더러워진 일은 없지 싶습니다. 말을 더럽히려는 몇몇 사람·무리는 있기에 그런 사람들 마음은 더러워졌겠지요. 이를테면 ‘동무’나 ‘가시내’ 같은 낱말을 낮춤말이나 나쁜말로 여기려는 사람·무리가 있었고, 오늘도 있어요. 왜 우리말은 낮거나 나쁘게 여기고, 한자말 ‘친구·여자·여성’이나 영어 ‘메이트·페미’는 낫거나 좋게 여겨야 할까요? 말밑을 살피면 ‘동무’는 ‘동글다·동그라미’에서 비롯합니다. 동그랗게 어울리는 사이라서, 모가 나지 않게 마주하는 사람이라서 동무예요. ‘가시내’는 ‘갓 + 시내(실내)’나 ‘갓 + 이 + 나이(내)’나 ‘갓 + 아이(아해)’로 풀 텐데, ‘갓’은 높음(메·산·모자·뾰족가시)을 나타냅니다. ‘시내(시냇물·물줄기)’나 ‘아이·아해(알·알맹이)’를 헤아리면 ‘가시내’는 무척 깊이 생각해서 지은 이름입니다. 이런 말씨는 일본 군국주의가 쳐들어오며 거의 무너졌어요. 그런데 어느 날 둘레에서 묻더군요. “‘군국주의’를 아이들이 못 알아듣는데 쉽게 풀 수 있나요?” 하고. 곰곰이 생각했어요. 지난날 일본뿐 아니라 오늘날도 총칼을 앞세워 싸움판으로 윽박지르는 무리가 있어요. 바로 ‘총칼나라·총칼질’에 ‘싸움나라’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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