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24.
《가장 가까이 있는 말로·흙에 도달하는 것들》
이은경·정나란 글, 2019.3.29.
전주에서 우리 책숲으로 찾아온 손님은 고등학교에서 우리말(또는 국어)을 가르친다고 한다. 전주 손님이 스스로 밝히기도 하지만, ‘국어 교사’는 ‘국어 시험을 잘 치르도록 이끄는 구실’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쓰는 말로 푸름이 스스로 생각을 새롭게 가꾸며 활짝 피어나는 길로 나아가도록 이바지하는 몫’이 되려면 입시지옥을 걷어치워야 한다. 나라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으로 나아가려고 하던데,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아직도 안 헤아린다. 아니, 이제는 학교가 거의 부질없는 판이 되어도 입시라는 틀을 안 버린다. 종살이·톱니바퀴에 얽매어 놓는 학교교육을 ‘그냥 누리도록’ 한들 무엇이 달라질까? 사람다운 길을 이야기하고 누리는 배움터가 아니기에 ‘어른 말썽질을 흉내내는 어린이·푸름이 말썽질’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가까이 있는 말로·흙에 도달하는 것들》은 광주에 있는 마을책집 〈검은책방흰책방〉에서 내놓은 시집이다. 두 가지 시집을 하나로 묶었다. 재미있으면서도 말이 안 쉽다. 학교도 사회도 문학도 이 나라 모든 곳도, ‘말이 씨가 된다’는 뜻을 얄궂게 뒤틀거나 아예 모르는 채 쳇바퀴이지 싶다. 말이 살아야 생각이 살고, 말이 굴레에 갇혀 딱딱하면 생각도 굴레에 갇혀 딱딱하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