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78


《新訂 普通學校 全科模範正解 第貳學年 前編》

 普通學校 硏究會·홍순필

 박문서관·회동서관·조선도서주식회사

 1928.3.25.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우리 생각입니다. 생각이 말로 드러나고, 말로 생각을 살찌웁니다. 그래서 고장마다 말이 다르고, 나라마다 말이 달라요. 살아가는 터를 고스란히 말로 담거든요. 나라지기는 이 대목을 알기에 ‘다 다른 사람이 다 같은 말’을 쓰도록 억누르거나 몰아세웁니다.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말을 하면 스스로 살림을 짓는 길이지만, 다 다른 사람이 다 같은 말을 쓰면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따르는 몸짓’으로 물들거든요. 《新訂 普通學校 全科模範正解 第貳學年 前編》은 일제강점기에 배움터를 다닌 분이 참고서로 삼은 책입니다. 첫 쪽을 넘기면 “‘현상문제 2회’ 엽서”가 있고, 책끝에는 ‘현상문제 1회’ 엽서를 보내어 뽑힌 사람들 이름이 빼곡합니다. ‘보통학교’ 참고서인 책이라 그무렵 보통학교에서 어떤 갈래를 가르쳤는지 엿볼 만한데요, ‘國語’하고 ‘朝鮮語’가 따로 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국어 = 일본말’입니다. ‘조선어 = 우리말’이에요. ‘국어’란 이름은 일본 제국주의가 이웃나라로 쳐들어가면서 비로소 퍼뜨린 이름이거든요. 그러나 우리는 아직 이 ‘국어’를 못 버려요. 국립국어원에 국어교육이란 이름이지요. 언제쯤 ‘우리말’이나 ‘배달말’이나 ‘한말’이란 이름을 되찾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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