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91


《der Grosse Brockhaus》

 F.A.Brockhaus 편집부 엮음

 F.A.Brockhaus

 1928.



  순천에 있는 헌책집 〈형설서점〉에서 두툼한 백과사전 《der Grosse Brockhaus》 꾸러미를 만났습니다. 모두 몇 자락인지는 모르겠는데, 첫걸음은 “A-Ast”를 담고 1928년에 나왔다 하며, 스물한걸음은 1935년에 나왔다고 해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찍은 백과사전인데, 광주의과대학교 도서관은 1948년에 이 책을 장만했고, 첫걸음은 ‘78째’로 들인 책이라고 합니다. 스물한걸음으로 나온 백과사전 안쪽을 보니 ‘Deutshe Buchhandlung NISSHIN-SHOIN, Tokyo·Kyoto·Fukuoka Japan’이라 적힌 조그마한 붙임종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일 백과사전을 장만하기 어려워 일본에 있는 책집에 여쭈어서 들여왔을 테지요. 독일책을 다룬다는 일본 책집은 토쿄하고 교토하고 후쿠오카에 가게가 있었구나 싶습니다. 그나저나 일본은 1948년에도 ‘독일책만 다루는 책집’이 있었다는 뜻이요, 아마 프랑스책이나 이탈리아책만 다루는 책집도 따로 있었겠지요. 오늘날에도 〈NISSHIN-SHOIN〉이라는 책집이 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광주의과대학은 이제 다른 이름으로 바꾸었겠지요. 공공도서관이든 학교도서관이든 ‘빌려읽는 사람’이 없으면 오래된 책이든 새로운 책이든 다 버립니다만, 어쩐지 스스로 발자취를 까맣게 잊어버리는 셈 같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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