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12.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글, 인플루엔셜, 2020.8.12.



어제 낮에 작은아이가 부채를 어디에 잃었다고 한다. 어제 우리 책숲에 찾아온 이웃님하고 다닌 길을 자전거를 몰며 돌아다니며 묻는데 어디에도 없다. 설마 싶어 이웃님한테 쪽글을 남겼더니, 이웃님 자동차 뒷자리 한켠에 부채가 있더란다. 부채를 잃은 작은아이더러 아침에 글월을 쓰라고 얘기한다. 부채를 우리 집으로 보내 주시면 고맙겠다는 뜻을 손글로 적도록 하고, 나는 동시를 새로 써서 우체국에 가서 띄운다. 엊저녁에 부채 하나 찾으려고 벌인 실랑이를 떠올리며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시골버스에서 읽는다. “필요한 순간” 같은 말씨야 요새 어른이라면 흔히 쓸는지 모르지만, “곁에 둘 때”처럼 꺼풀을 벗겨서 쓰면 한결 부드러우리라 본다. “다시 수학을 곁에 둘 때”라든지 “다시 수학을 생각할 때”처럼 말씨를 조금 바꾸기만 해도 수학이라는 길을 우리 삶자리 어디에 두면 달라지는가 하는 대목을 엿볼 만하다. 수학이란 풀잇길이나 틀만이 아니다. 우리말 ‘셈’이 가리키듯 ‘셈 = 세다 = 헤다 = 헤아리다 = 생각’이다. ‘셈’이란 낱말을 얕보는 이가 꽤 많던데, ‘셈 = 생각’이요, ‘셈 = 슬기로 나아가는 생각길’이다. 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하는, 이 네 가지가 바탕이 되어 모든 실마리를 잇고 엮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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