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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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도용은 왜 자꾸? (김봉곤 문학동네·창비 사태) : 표절·도용은 왜 자꾸 일어나는가? 가까이 ‘신경숙 표절 사태’를 떠올리자. 창비 출판사는 2020년 6월에 ‘신경숙 새 소설’을 그들 ‘웹매거진’에 올린다고 밝혔다. ‘신경숙 새 소설 웹매거진 연재’를 마치면 종이책으로 찍겠지. 신경숙·창비를 비롯해서 ‘신경숙 소설을 펴낸 출판사’ 가운데 사람들 앞에서 고개숙여 뉘우치거나 ‘신경숙 소설책 전량회수·판매중지·환불’을 한 곳이 있던가? 지난 ‘신경숙 표절 사태’를 돌아보면, 표절작가뿐 아니라 어느 출판사도 ‘재발 방지 대책·약속’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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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사태’를 되새기자. 그때 고은이란 사람이 뉘우치는 말을 하거나 스스로 ‘재발 방지 대책·약속’을 했을까? 더구나 ‘고은 사태’를 돌아보면, 고은을 비롯한 ‘문단 원로 술자리’는 으레 출판사에서 마련하고, 출판사에서 돈을 내준다. 거나한 나머지 늦잠을 잤다는 황석영을 생각해 보라. 황석영 술자리에 출판사 편집부·영업부 사람이 함께하면 술값을 누가 낼까? 그 자리에 누가 오고, 누가 모이며, 누가 ‘얼굴도장’을 남기면서 끼리끼리 뭉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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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사태’가 터졌을 적에 어느 출판사도 ‘고은 책 전량회수·판매중지·환불’을 하지 않았다. 2020년 7월에 ‘김봉곤 사태’가 벌어진다. 김봉곤이란 사람은 스스로 뉘우치는 말이나 ‘재발 방지 대책·약속’을 했을까? 무엇보다 이이한테 문학상을 준 숱한 심사위원(시인·소설가·평론가·교수)은 입이라도 벙긋하는지 지켜보라. 이들은 모두 한통속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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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표절·도용은 왜 자꾸 일어날까? 수수께끼는 쉽게 풀 만하다. 표절·도용을 하면 돈이 되고 이름을 얻고 힘(문단권력)을 얻으니까. 표절·도용은 누가 하는가? 이름이 안 난 시인이나 소설가나 평론가가 이런 짓을 할까? 아니지, 이름난 시인이나 소설가나 평론가가 표절·도용을 하고, 심사위원이며 출판사는 팔짱을 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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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서 시간이 흘러 조용해질 날을 기다린다. 우리는 언제까지 큰출판사 입김에 놀아나야 할까? 작은출판사에서 책을 내는 사람 가운데 표절·도용에 휘말리는 작가가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작은출판사에서 책을 낸대서 그이가 언제나 깨끗하면서 착하다는 소리가 아니다. 표절·도용은 언제나 큰출판사에서 돈·이름·힘을 거머쥐면서 사람들 눈과 입을 틀어막아 울타리(카르텔)를 단단히 치려고 저지르는 영업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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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맥·인맥·지연에 얽매이지 않고서 등단을 하거나 작품을 내거나 문학상을 받은 사람이 이 나라에 몇이나 있었는지 헤아려 보면 좋겠다. 장정일을 빼고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른문학뿐 아니라 어린이문학에서도 이제는 큰출판사 울타리에서 사람들 스스로 헤어나면 좋겠다. 그들 큰출판사는 “신경숙 새 소설책을 펴내면 너희가 안 사 읽고 버티겠어?” 하면서 뒤에서 낄낄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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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출판사도 ‘표절·도용 작가하고는 앞으로 계약을 하지 않겠으며, 문학잡지에도 안 싣겠습니다’ 같은 다짐을 하지 않는다. 왜 이런 다짐을 하지 않는지는, 참말로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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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마음으로 읽어야 책이다. 글은 마음으로 써야 글이다. 마음으로 글을 쓰는 사람한테는 표절도 도용도 처음부터 아예 없다. 마음으로 쓴 글을 받아서 마음으로 여미어 이웃한테 알리고 나누려 하는 작은출판사는 언제나 마음으로 이 삶터에 즐거운 씨앗을 심고 싶어한다. 요새는 문학상뿐 아니라 ‘세종도서·우수문학도서지원사업·추천도서목록·문화재단지원사업’에까지 그들 심사위원(시인·소설가·평론가·교수)이 크게 한통속이 되어서 움직인다. 문학판뿐 아니라 곳곳이 고인물이면서 썩은물이다. 2020.7.1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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