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7.


《우아한 계절》

 나탈리 베로 글·미카엘 카이유 그림/이세진 옮김, 보림, 2020.2.14.



뜬금없이 붙이는 책이름이 영 안 어울리는 어린이책이 많다. 나라밖에서는 책에 그야말로 수수하게 이름을 붙이기 마련이다. 어린이책도 어른책도 그렇다. 이런 책을 우리말로 옮기며 뭔가 부풀리려고 이 말 저 말 끼워넣는데, 이러다 보니 이 나라에서 나오는 숱한 책도 ‘뭔가 사람들 눈에 잘 뜨이도록’ 부풀리는 물결에 휩쓸리곤 한다. 《우아한 계절》을 대전마실을 하며 마을책집에서 장만해서 아이들하고 읽으나, 어쩐지 이래저래 꺼림칙했다. 그림책에 웬 “우아한 계절” 타령이지? 책자취를 보니 “Merveilleuse Nature”란 이름으로 나온 책이다. “놀라운 숲”이란 뜻이다. 글쓴이도 그린이도 ‘숲이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는다. ‘숲이 철마다 다르게 놀랍다’고 말한다. 어린이한테 ‘우아’하고 ‘계절’이 뭐라고 알려주겠는가. 구태여 그런 한자말을 끌어들여야 하는가. “아름다운 철”이라 해도 나쁘지는 않으나, 이 그림책하고는 썩 안 어울린다. 철마다 다를 뿐 아니라 달마다 다르고, 무엇보다 날마다 다르면서 새롭게 빛나는 숲에서 풀꽃나무가 어떻게 얼크러지는가를 수수께끼 그림으로 보여주니, 그저 ‘놀랍다’ 한 마디를 붙일 노릇 아니겠는가. 숲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도 놀랍다. 이 놀라움을 느끼자는 그림책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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