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3. 얼치기
하나부터 열까지 알뜰히 하기도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어설프기도 합니다. 빈틈없거나 꼼꼼하기도 하지만, 엉성하거나 허술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타고난 터라 재주가 좋기도 할 테고, 꾸준히 힘을 기울여 갈고닦기에 솜씨가 생기기도 할 테고요. 잘 모르면서 섣불리 나서기도 하는데, 잘 알지만 어쩐지 모자라 보이기도 해요. 빈둥거릴 때가 있을 때가 어슬렁거릴 때가 있습니다. 가운데에 서겠노라 하는 모습이지만, 어쩐지 이도 저도 아닌 자리에 뻘쭘하기도 합니다. 우르르 몰려들다가 와르르 빠져나가는, 누가 시키지 않으면 도무지 할 줄 모르는 몸짓이기도 하군요. 이런저런 빛을 한 마디로 하자면 ‘얼치기’쯤 될까요. 살짝 건드리기는 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는 척을 하지만 속내를 읽지 못하는, 쭈뼛거리다가 놓치고, 망설이다가 잃는, 억지스럽게 하거나 자꾸 꾸미려 드는, 얼렁뚱땅 지나가려 하거나 아무렇게나 하는, 이 모습도 저 몸짓도 ‘얼치기’예요. 얼이 서지 않으니 얼치기입니다. ‘알차다’란 말처럼 ‘얼차다’가 아니니 얼치기예요. 풋내기라서 얼치기는 아닙니다. 첫발을 내딛더라도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 아름차고 기운차거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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