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24.
《어린 당나귀 곁에서》
김사인 글, 창비, 2015.1.15.
나는 한국외대를 다섯 학기 다니고 그만두었다. 이때에 참 미친놈이다 싶은 강사나 교수가 여럿 있었다. 턱도 없이 성추행 말을 일삼는 이가 있고, 그런 말이 대단하다고 여기며 문학스럽다고 여기는 이가 있으며, 옆구리에 여대생을 끼고 히죽거리며 돌아다니는 이가 있더라. 옆구리에 여대생을 끼고 히죽거리며 돌아다니던 이는 시내버스하고 길에서 마주쳤는데 모르는 척 달아나더군. 대학교수가 된 분이 쓴 《어린 당나귀 곁에서》를 읽는데 “긴 머리 가시내를 하나 뒤에 싣고 말이지 / 야마하 150 / 부다당 들이밟으며 쌍. / 탑동 바닷가나 한바탕 내달렸으면 싶은 거지(62쪽/8월)” 같은 시가 끝없이 흐른다.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를 다녀오는 길에 이런 글을 읽다가 창밖으로 집어던지고 싶었지만, 이 정갈한 시골자락을 더럽힐까 싶어 차마 내던지지 않았다. 이런 시를 써야 대학교수이고 시인인가 보다. 이렇게 시를 써야 문학스럽고 자랑스러우며, 책으로 꾸며서 내주는가 보다. 이렇게 시를 써야 문학상을 받고, 이곳저곳에서 서로 치켜세우는가 보다. 그렇지만 교수 시인한테 한 마디를 들려주고 싶다. 그냥 쓰레기 같은데요? 시라는 무늬를 입힌 쓰레기 아닌가요? 철없는 시집에 추천글을 쓴 문학평론가 대학교수란 그 나물에 그 밥이겠지.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