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30. 홀넋


건사한 살림을 모두 쓰기도 하지만, 얼마쯤 남기도 하고 무척 많이 남아돌기도 합니다. 쓸 적에만 하나를 마련해서 써도 되고, 고루 마련해 놓고 그때그때 뽑아서 써도 되어요. 남기고픈 이야기가 가득하기에 글을 꾸준히 쓰고 그림을 신나게 그리며 사진을 잔뜩 찍어요. 이 모두 뭉뚱그려서 두툼하게 엮어도 되고, 알맞게 추려서 조촐하게 엮어도 됩니다. 다 보여주어도 좋고, 속내를 읽는 길을 헤아리도록 가만히 짚으며 살며시 풀어내어도 좋아요. 누가 해주는 일이 있을 테지만, 모든 일이며 놀이는 스스로 골라서 하기 마련이에요. 수저를 쥐고 밥을 먹을 적에도 스스로 고릅니다. 눈을 뜨고 숨을 들이쉬는 몸짓도 스스로 해요. 우리는 하루 내내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생각해서 움직인달까요. 그래서 ‘혼넋’을 키우고 ‘홀얼’을 가다듬도록 배우는 살림을 잘 다루어야지 싶어요. 꽃냄새를 맡거나 구름을 보는 몸짓도 스스로 하거든요. 여름을 앞둔 봄 막바지에 피어난 찔레꽃 곁에 서면 찔레빛에 녹아들어요. 하얀 꽃내음이 어느새 스며듭니다. 숨쉬기란 바람먹기인 터라, 숨을 쉴 적마다 스스로 바람하거 어우러져요. 이 느낌 그대로 온누리를 껴안습니다. ㅅㄴㄹ


추리다·간추리다·갈무리·뭉뚱그리다·펼치다·다루다·짚다·풀다·풀어내다 ← 개괄, 개괄적

혼넋·혼얼·홀넋·홀얼 ← 자유, 자유의지, 자유의사, 무소유, 방하착, 경안(經安)

스며들다·녹아들다·어울리다·어우러지다·맞다·하나되다·한몸·한마음·한목소리·가깝다·살갑다·어깨동무·손잡다·오순도순·맞아들이다·도란도란·받아들이다·껴안다 ← 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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