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9. 풋풋하다


한창 자라는 나이는 풋풋합니다. 언뜻 보면 덜 자란 셈일 테지만, 속내를 본다면 새롭게 깨어나서 시나브로 든든하면서 알차게 피어나려는 기운이 흐릅니다. 풋능금이나 풋살구를 덜 익었다고 보아도 틀리지는 않겠으나, 무럭무럭 익으며 환하게 여물려는 빛살로 바라보아야 어울리지 싶습니다. ‘풀’이라는 이름은 바로 이런 결을 나타내는 낱말이라고 봅니다. 뜯어도 다시 나고, 훑어도 새로 돋는 풀이란, 이 땅을 싱그러이 덮는 기운이에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아프면서 새로 크는 푸름이란, 어른들 터전을 산뜻하게 갈아엎는 사람이겠지요. 풋내가 날 만해요. 이 풋내는 싱그러움입니다. 이 풋내는 상큼함입니다. 이 풋내는 가볍게 뛰어오르거나 날아오르는 참한 모습입니다. 덜 손대어 풋풋한 글을 만납니다. 딱딱한 틀을 따르지 않으면서 솟아나는 풋풋한 말을 듣습니다. 기운차게 솟구치려는 풋풋한 이야기를 누립니다. 어른이 할 몫이라면 풀빛으로 가득한 마을을 짓고, 풀내음이 감도는 나라를 일구며, 풀꽃나무로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이루는 길이지 싶어요. 여린 싹을 괴롭히지 말아요. 새로 나는 잎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아요. 함께 빛이 돼요. ㅅㄴㄹ


풋거름·풀거름 ← 녹비, 초비(草肥)

풋내 ← 채소 향기, 녹음방초, 유치(幼稚), 유약(幼弱), 미달, 미숙, 동심(童心)

풋풋하다 ← 신선, 생기(生氣), 담백, 담박, 화창, 신록, 쾌적, 생태적, 자연적, 환경적, 생태환경적, 청초(淸楚), 생기발랄, 발랄, 색다르다, 감각적, 선하다, 역동, 역동적, 생동, 생동감, 입체적, 입체감, 활기

괴롭다·끔찍하다·아프다·죽다·죽음·숨지다·숨을 거두다 ← 단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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