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별이 총총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89
배영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28


《뭇별이 총총》

 배영옥

 실천문학사

 2011.1.12.



  하루치기로 고흥서 목포를 시외버스로 다녀오자니 온몸이 욱씬. 하루를 세 토막으로 가를 적에 셋 가운데 한 토막만큼 시외버스에서 보냈으니 그럴 만하겠지요. 일찍 잠자리에 들고서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바라봅니다. 밤별 못지않게 새벽별은 유난히 밝습니다. 두 시인지 세 시인지 네 시인지 몰라도 이무렵 별빛은 ‘너희가 지구라는 그 별에서 짓는 하루를 늘 즐겁게 생각하렴’ 하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뭇별이 총총》을 읽는데 별 이야기는 없다시피 합니다. 아무렴, 이름만 ‘별’이라고 붙여도 됩니다. 막상 별빛이나 별노래나 별살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별이란 이름을 붙여도 되어요. 그런데 별은 어디에 있을까요? 텔레비전 연속극에 별이 있을까요? 네, 그곳에도 그곳 별이 있겠지요.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쓰는 글에도 별이 있을까요? 네, 그자리에도 그자리 별이 있겠지요. 어느 별이든 모두 별입니다. 해도 달도 별이고 지구도 별입니다. 금성도 명왕성도 별이고, 국자별도 꼬리별도 별입니다. 그리고 사람이며 개미이며 바퀴벌레이며 나방이며 모두 별이지요. 별 아닌 숨결이란 없어요. 모래알도 자갈도 별이고, 쪽종이도 지우개도 별이니, 뭇별에 둘러싸여 스스로 빛나는 별인 우리 모습을 헤아리면 모든 글은 시가 됩니다. ㅅㄴㄹ



그래서 내 웃음 속에는 / 고장 난 풍금 소리처럼 / 울음소리가 섞여 있는 것인가 (고장 난 풍금/51쪽)


일일 연속극 가장 중요한 클라이맥스는 전화 받다 놓치고 / 화장실 잠깐 다녀오다 올케 아이의 첫울음을 놓치고 / 깜빡 졸다 그만 어머니 임종을 놓치고 (순간의 유배/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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