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8. 맞춤짓기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은 작으면서 작지 않습니다. 우리 집이 있고 이웃이나 동무네 집이 있으며, 숲정이가 있어요. 살아가는 터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풀이 돋고 꽃이 피며 나무가 자라는 너비이면 넉넉합니다. 새가 찾아들고 숲짐승이 어우러지며 냇물이 흐르는 터라면 아름답습니다. 마을살림을 가꾸며 마을밥을 누려요. 마을사람은 서로서로 마을돈을 주고받아요. 같이 마을밥을 짓는 자리에서 센불로 솥을 달구다가 가운불로 줄이고는 어느새 작은불로 바꿉니다. 반가운 사람끼리 눈을 맞춥니다. 한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려고 입을 맞춥니다. 기쁘게 어깨동무를 하기에 마음을 맞춥니다. 도란도란 사랑을 맞추고 삶을 맞출 줄 아니, 옷 한 벌을 지어도 몸에 어울리도록 늘 맞춤옷을 나누어요. 어린이한테는 어린이한테 맞춘 맞춤밥입니다. 할머니한테는 할머니한테 맞춘 맞춤밥이지요. 다 다른 숨결을 읽으며 다 다른 빛을 맞춥니다. 이리하여 “우리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에 깃든 “우리 집”입니다. 이 보금자리는 조그마한 둥지이면서 숲입니다. 옹달샘에서 흐르는 물이 퍼지고 퍼져 시내가 되고 가람이 되어 바다로 이어가듯, 우리삶은 마을에서 비롯합니다. ㅅㄴㄹ


고을·고장·마을·골목·곁 ← 로컬

고을밥·고장밥·마을밥 ← 로컬푸드, 지역음식

고을돈·고장돈·마을돈 ← 지역화폐

가운불 ← 중불(中-), 중간불

맞춤·맞춤지음·맞춤짓기 ← 오더 메이드(order-made), 주문제작, 주문생산

맞춤옷 ← 오더 메이드(order-made), 주문제작 의류

우리 집·보금자리·둥지 ← 마이 홈,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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