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2. 끝나이


보여주지 않으니 모른다고 합니다. 보여주지 않아도 마음으로 안다고 합니다. 알쏭달쏭하지요. 누구는 보여주어도, 코앞에 있어도, 바로 손에 쥐어도 모르거든요. 누구는 안 보여주고 아주 멀리 있고, 손에 없어도 환하게 알아요. 겉만 보려 한다면 눈앞에서도 못 볼 테고, 마음을 보려 한다면 어디에서나 볼 테지요. 딱히 알리지 않아도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고, 널리 알리지만 들은 적조차 없고 지나치는 사람이 있어요. 이때에도 늘 마음에 따라 갈리겠지요. 스스로 설 줄 안다면, 우리가 스스로 임자라는 마음이라면, 둘레 모습에 휘둘리지 않아요. 임자로서 살지 않는다면 자꾸만 둘레 모습에 휘둘리고 말아요. 귀를 기울일 줄 알되 휩쓸리지 않는 넋으로 추슬러야지 싶어요. 돌아볼 줄 알되 치우치지 않는 얼로 반듯하게 서야 할 테고요. 여느 일터에서는 나이로 가르면서 이제 끝이라고, 더는 자리를 지키면 안 되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삶자리에는 ‘끝나이’가 없어요. 밭이며 들이며 숲에서도 ‘끝해’가 없습니다. 손수 짓는 임자살림에는 한결같은 나이, 꽃나이입니다. 서로서로 꽃나이가 되어 만날까요? 다같이 꽃살림을 이야기할까요? ㅅㄴㄹ


겉·겉모습·티·티나다·나타나다·밝히다·드러내다·뜻하다·꺼내다·떨치다 ← 표(表), 표시(表示)

겉·겉모습·가리키다·매기다·적다·쓰다·그리다·내붙이다 ← 표(標), 표시(標示)

임자살이·임자살림 ← 주체적 생활, 주체적 활동

임자넋·임자얼 ← 주인정신, 주체의식

끝나이·끝해 ← 정년, 정년퇴직

모임·만남·이야기 ←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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