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12


《어린이를 위한 미국 여행기》

 김기서 글

 학문사

 1957.5.15.



1957년에 서울 남산국민학교 교장이던 어느 분은 미국이란 나라를 다녀옵니다. 이른바 ‘선진 문화·교육 시찰’입니다. 해방을 맞이한 뒤에 큰싸움을 치러야 한 이 나라는 그야말로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 세워야 했습니다. 그때까지 버티던 위아래 틀이라든지, 군홧발이라든지, 아들먼저 같은, 모든 낡은 길은 잿더미에 두고서 아름나라로 나아가는 길을 닦을 만했어요. 이때에 한국에서는 미국이나 덴마크를 매우 높이 여겼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미국 여행기》는 문명·물질·기계가 반짝거리면서 춤추는 미국을 이 나라 어린이한테 보여주면서 ‘미국 꿈(아메리칸 드림)’을 꾸도록 꾀한 숱한 책이나 이야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날에도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녀오면서 그곳 살림길을 배우자는 목소리가 흐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 길어올릴 살림빛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제까지 무엇을 배웠고, 어떤 삶길이며 삶빛을 아이들이 물려받아 새로짓도록 북돋우나요. 문명·물질·기계가 아닌, 삶·사랑·숲을 이웃나라에서 배우고 우리 옛살림에서 되찾는 어진 길잡이는 얼마나 있을까요. 먼발치 꽃도 고울 테지만, 마당 들꽃도 곱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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