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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를 올리고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17년 11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76
《가드를 올리고》
고정순
만만한책방
2017.11.27.
월요일에 포항마실을 하며 길손집을 찾다가 헤맸습니다. 금토일이 아니니 빈칸 얻기는 수월하리라 여겼는데, 뜻밖일을 겪었어요. 금토일에는 길손집마다 빈칸이 없다고 손사래질을 해서 여러 곳을 돌아야 했다면, 월요일에는 길손집 일꾼이 자리를 비우느라 이곳저곳 헤매야 하더군요. 속으로 웃었어요. ‘이야, 손님철에는 길손집지기가 손님맞이를 내내 해도 빈칸이 없더니, 한갓철에는 빈칸이 넘쳐도 길손집지기가 딴일 본다며 비우느라 자리를 얻으려고 한참 기다리거나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네?’ 《가드를 올리고》는 주먹다짐을 돈을 받고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다룹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권투’입니다. 그런데 이 권투란 돈을 받고 ‘운동 경기(스포츠)’란 이름을 달고서 서로 죽도록 두들겨패서 쓰러뜨려야 하는 일입니다. 참 대단하지요. 우리는 어쩌다가 ‘서로 두들겨패서 넋이 나가도록 하는 짓’을 운동 경기로 삼을까요? 다만 살림을 잇느라 이 일을 하는 이가 꽤 많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버티고, 떨리는 손을 올립니다. ‘너를 무너뜨리겠다’는 눈빛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겠다’는 눈빛으로 눈물을 글썽입니다. 오직 나를 바라봅니다. ㅅㄴ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