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21.


《꼬리의 목소리 1》

 니츠 미도리 글·치쿠야마 키요시 그림/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9.6.30.



새벽에 길손집에서 눈을 뜬다. 오늘 하루를 그리면서 글을 여민다. 어제오늘 몫 사전 갈무리를 한다. 어제 들르려 할 적에 문을 닫은 마을책집 〈이상현실〉을 오늘은 들를 수 있나 싶어서 겨울길을 춤추며 걸어가는데, 오늘도 안 여네. 네이버로 찾아볼 적에는 날마다 연다고 뜨더니, 설마 싶어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니 ‘예약형 책방’이라 나온다. 그렇구나. 이틀 내리 헛걸음. 다시 광주버스나루까지 걷는다. 고흥 가는 시외버스가 바로 있다. 걸상에 앉아 짐을 부리니 비로소 홀가분. 눈을 감고 허리를 펴다가 천천히 눈을 뜨고 글을 여미는데, 앞자리에 앉은 분이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탔네. 새끼 고양이가 자꾸 나를 쳐다보며 눈을 맞추려 한다. 속으로 묻는다. ‘무슨 일이야?’ ‘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 사람(고양이지기)은 나한테 한 마디도 안 해. 네가 좀 알려줘. 어디로 가는 길인지, 뭐 하러 가는 일인지, 좀 말해 주면 덧나나?’ 집짐승을 돌보는 분들은 곁에 두는 집짐승이 늘 마음으로 말을 거는 줄 알려나? 《꼬리의 목소리》 첫걸음을 읽는데 ‘귀염짐승’을 버리거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 모습이 낱낱이 나온다. 이런 만화도 나오는구나. 이제 목소리가 터질 만하지. 사람도 버리니 집짐승도 버릴 만하다고는 말하지 말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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