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솜나물 7 - 아빠와 아들
타가와 미 지음, 김영신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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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장 훌륭한 약이 무엇인 줄 아니?



《풀솜나물 7》

 타카와 미

 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7.30.



  “가장 훌륭한 약은 무엇일까요?” 하고 묻는다면, 우리는 무어라 대꾸할 만할까요. 의사나 약사한테 가서 물어야 할까요, 아니면 스스로 찾아내거나 알아낼 만할까요? 가장 훌륭하니까 가장 비쌀는지요, 아니면 가장 훌륭하기에 오히려 우리 곁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는지요?


  가장 훌륭하기에 쉽게 찾지 못할 만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만, 가장 훌륭하기에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르지만 저마다 똑같이 언제 어디에서라도 지을 수 있지 싶습니다. 어떻게? 바로 우리 온사랑을 모은 손으로, 눈빛으로, 마음으로.



“이 귀여운 아이를 꼭 안아 보게 해주세요. 아, 이만 한 약이 없는걸.” (40쪽)



  만화책 《풀솜나물 7》(타카와 미/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은 아버지하고 아들 두 사람이 새롭게 서는 길을 보여줍니다. 아, 두 사람이라 했습니다만, 막상 둘만은 아닙니다. 먼저 하늘길로 떠난 어머니가 있어요. 두 사람하고 똑같은 몸이 이곳에 있지는 않습니다만, 두 사람은 늘 ‘마음으로 같이 있다’고 느끼면서 살아요.


  언뜻 본다면 다른 사람 눈에는 ‘어머니 없이 아버지하고 둘이서만 다니네’ 하고 여길 만합니다. 그렇지만 아이한테도 아버지한테도 ‘우리는 둘이 아닌 셋이 늘 함께 다니지요’ 하는 마음이에요.



“학교 때문에 아빠랑 같이 못 있는 거면, 시로는 학교에 안 갈 거야.” (49쪽)



  마음을 읽기에 한집안을 이룹니다. 마음을 안 읽거나 못 읽는다면 같은 지붕을 이고 살아도 남남입니다. 마음을 나누기에 한사랑이 피어납니다. 마음을 안 읽거나 못 읽는다면 같은 말을 주고받더라도 늘 텅 빈 채 하루가 흐릅니다.



‘네놈이 납득하지 못하는 걸, 아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잖아!’ (119쪽)



  만화책 한 자락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아이도 어버이도 서로 마음으로 마주하기에 반가우며 즐겁습니다. 어버이도 아이도 서로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어루만지고 쓰다듬을 줄 알기에, 언제나 따뜻하면서 넉넉한 살림이 됩니다.


  먼저 하늘길을 간 님이 있으나, 하늘길에서 늘 마음으로 어루만져 주는구나 하고 느낀다면, 이곳 땅길에서 걱정할 일이란 없습니다. 하늘길에 먼저 간 님도 땅길에서 두 사람이 듬직하면서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바라본다면, 참으로 흐뭇하면서 믿음직하겠지요.



“누나의 삶은 엄마나 나의 뜻대로는 되지 않았어. 자유를 얻고 치러야 했던 대가는 너무나도 참혹했지. 그래도 그것을 수긍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우리는 시작해야만 해.” (147쪽)



  언제나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애써 두 걸음씩 가야 하지 않습니다. 늘 한 발짝씩 걸어갑니다. 때로는 뒷걸음을 칠 수 있고, 제자리걸음이나 옆걸음을 쳐도 됩니다.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되고, 와장창 넘어져서 코가 깨져도 됩니다. 걱정할 일은 없어요. 곁에서 따사로이 쓰다듬어 주는 님이 있는걸요. 곁에서 든든히 손을 내밀며 일으켜세워 주는 님이 있어요.


  내가 넘어질 적에 네가 붙잡아 주듯, 네가 넘어질 적에 내가 붙잡아 줍니다. 우리는 함께 움직입니다. 우리는 같이 웃습니다. 우리는 어깨동무를 합니다. 키가 다르다면 손을 잡습니다.



“네 마음까지 생각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시 셋이서 다른 길을 찾아보자.” (177쪽)



  가장 훌륭한 약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을 담기에 모든 앙금도 아픔도 생채기도 멍울도 쓰라림도 허물도 고름도 말끔히 씻어요. 사랑을 펴기에 바로 환하게 웃음지으면서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어요.


  사랑을 담아 지은 밥은 가장 맛있고 좋습니다. 사랑을 담지 않은 밥은 값지거나 값나가더라도 맛없고 안 좋기 마련입니다. 사랑을 담아 쓴 글은 가장 아름답고 즐겁습니다. 사랑이 없이 쓴 글은 그럴듯하거나 멋져 보이더라도 차갑거나 싫습니다.


  모든 자리에서 오로지 하나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누리려고 이 땅에 태어나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사랑을 나누려고 이곳에서 따사로이 마주보면서 손을 잡습니다. 사랑을 가르치면서 물려주는 어버이요, 사랑을 배우면서 물려받는 아이입니다. 새롭게 지피는 사랑으로 서로 기쁜 한집안이며 보금자리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리는 숲노래(최종규).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2019년까지 쓴 책으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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