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전미화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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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61


《그러던 어느 날》

 전미화

 문학동네

 2019.6.5.



  어버이 손가락 하나조차 움켜쥐기 어렵던 아기는 어느새 자라서 나뭇가지를 쥘 줄 알고, 이 나뭇가지를 입에 넣다가 흔들다가 던지더니, 곁에서 어른이 나뭇가지로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나뭇가지는 이제 붓이 됩니다. 나뭇가지로 땅을 살살 파서 씨앗을 심으니 날이 가고 달이 가는 사이에 부쩍부쩍 오르는 줄기에 잎에 꽃에 눈을 똥그랗게 뜹니다. 똥그란 눈에 더욱 동글동글 열매가 맺고, 아이는 이 삶을 좋아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은 아무것도 아닌 듯 지나갈 수 있던 일이 가득하던 하루가 어떻게 조금씩 달라지는가를 보여줍니다. 참으로 아무것도 아니니 아무것도 아닐 테지요. 그런데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온몸이 파르르 찌르르 울리고, 한 걸음 두 걸음 새롭게 내딛고 보니 어느덧 확 달라진 모습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할 적에 즐거울까요? 무엇을 하기에 기쁜가요? 어디에서 누구하고 살면 될까요? 마음이 맞는 짝은 어디에서 찾을 만할까요?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작은 씨앗을 마음에 심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조그마한 사랑을 보금자리에 심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켜고 나뭇가지를 살살 깎아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렸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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